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24일 보도한 리비아의 노동미사일 구입은 유럽안보와 국제정세에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 신문보도에 따르면, 리비아는 지난 7월 북한으로부터 노동미사일의 1차분을 인수한 데 이어 나머지 인도분은 앞으로 2년간 3차례에 걸쳐 전달받을 예정이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했던 스커드 미사일과 비슷한 노동미사일은 재래식 탄두나 핵탄두, 화학무기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가다피는 이미 몇 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구입하려다 실패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스커드 미사일을 손에 넣으려다 영국 세관에 의해 적발됨으로써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인도세관이 노동미사일 부품과 유도·항법시스템을 싣고있던 북한선박을 억류함으로써 또다시 미사일 보유가 좌절됐었다. 당시 인도세관은 미사일이 파키스탄으로 향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추후 정밀조사 결과 몰타를 거쳐 리비아로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다피는 두 차례에 걸친 실패 끝에 더욱 직접적인 방법으로 북한과 협상토록 군부에 지시, 지난해 4월 유엔 안보리가 리비아에 대한 제재조치를 해제하자마자 고위대표단을 북한에 보냈고 이들은 노동미사일 구매협상을 위해 북한 국영 청천강기업소를 방문했다고 텔레그래프는 밝혔다.

노동미사일 구매계약은 지난해 10월 트리폴리에서 리비아 국방장관·육군참모총장이며 미사일 계획 총책임자인 아부 바크르 자베르 장군에 의해 서명됐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리비아가 북한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입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그동안 리비아가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국제적 노력을 기울여온 영국과 미국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말했다.

/이용순기자 ysr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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