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김대중) 대통령과 모리 요시로(삼희랑) 일본 총리는 24일 조찬을 겸한 2차 정상회담을 갖고 대(대)북한 정책을 조율했다.

숙소인 햐쿠만고쿠(백만석) 호텔 하쓰네홀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노 타이’ 차림으로 대북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고, 우리 측에서 김하중(김하중)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과 외교부 아태 국장, 일본 측에서 총리실 외무심의관과 외무성 아시아 국장 등 최소 인원만 배석시켰다.

김 대통령은 먼저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려울 때 일본이 식량지원에 나서면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면서, 일본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했고, 모리 총리는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했다. 두 정상이 ▲북한의 농업기반 조성 사업에 대한 양국 간 공동지원과 ▲전력·철도·항만·도로 등 사회간접자본 조성사업에 협력의 길을 터놓은 것은 앞으로 일·북 수교에 따라 일본이 북한에 지급할 거액의 ‘배(보)상금’이 재원이 될 것임도 감안한 듯하다.

모리 총리는 “남북관계 진전은 이 세기에서 가장 긍정적 사건”이라고 격찬하면서, 대북문제에 대해 두 정상 간 전화 등 ‘상시(상시) 협의체제’ 구축을 요청했다. 김 대통령은 쾌히 수락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이 아웅산 수지 여사의 정치활동에 대한 미얀마 정부의 ‘장기 제재’에 대해 아시아권에서 공동 대응키로 한 것도 10월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11월 APEC(아·태경제협의체) 정상회의 개최와 맞물려 눈길을 모은다.

양국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부인들을 동반하고 1886년에 설립돼 100년이 넘는 매실나무 700여 그루가 빽빽하게 들어선 아타미의 관광명소인 ‘매화공원(매원)’을 15분 가량 산책하며 환담을 나눴다. 김 대통령은 호텔 로비에서 모리 총리의 환송을 받은 뒤 숙소를 출발, 하네다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1호기를 타고 귀국했다.

/아타미(열해)=김민배기자 baiba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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