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극심한 식량부족 사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행사를 시험해 보기 위해 의도적으로 악화시킨 것이라고 독일 일간 타게스 슈피겔이 2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옌지(연길)발 기사에서 스즈키 노리유키 일본 라디오프레스 연구소장의 말을 인용, 중국이 식량 공급을 중단하면서 북한의 식량난이 시작됐으며 중국은 이를 통해 북한에 대한 압력행사를 시험해 보려했다고 전했다.

스즈키 소장은 중국이 90년대 초반부터 망해가는 북한에 매년 50만t의 곡물과 100만t의 원유를 공급해 오다 94년과 95년에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히고, 이는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조치 다음에는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어려움을 풀어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스즈키 소장은 북한이 국제원조에도 불구하고 곡물과 원유공급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 군대는 중국으로부터 공급받는 연료와 장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약 30만t의 곡물과 50만t의 석유를 북한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원석기자 ws-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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