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노동신문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노동신문 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5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김정은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김여정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최근에도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 시기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해왔다고 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가 지난달 9일 북일 정상회담 필요성을 언급하자 김여정은 담화를 통해 기시다 총리의 방북 및 북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개발을 문제 삼지 말고, 납북자 문제도 거론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이번에도 김여정은 “일본이 더 이상 해결할 것도, (북한이)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원한다고 하여 우리 국가의 지도부를 만날 수 있고 또 만나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오른쪽)이 지난 3월 25일 도쿄에서 열린 참의원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와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오른쪽)이 지난 3월 25일 도쿄에서 열린 참의원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AP 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야당 의원의 김여정 담화 관련 질의에 “지적하신 (담화 관련) 보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전에 말했듯이 일본과 북한 관계, 납치 문제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상회담이 중요하고 북한에 여러 대응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과 북한 양쪽에서 정상회담 언급이 계속 나오는 것은 각자 원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내각 지지율이 바닥인 기시다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외교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은 일본과 관계를 개선해 한미일 3국 밀착에 균열을 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북한은 ‘형제국’인 쿠바가 전격적으로 한국과 수교한 데 대응할 필요도 있다. 다만 납북자 문제 등에서 양측 입장 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당장 북일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물밑 접촉 내용을 공개적으로 떠드는 것부터가 별 진전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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