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스타리치코프 연해변강정부 국제협조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제1차 관광단이 지난 9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알렉세이 스타리치코프 연해변강정부 국제협조국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제1차 관광단이 지난 9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방문이 재개된 가운데, 러시아 여행사가 북한 방문 시 주의 사항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김정일·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보존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지켜야 할 복장 규정과 휴대전화 사용 규칙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2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러시아 여행사 ‘보스토크 인투르’는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진행되는 북한 관광에서 주의할 점을 공지했다.

이를 보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할 때는 노출이 심한 블라우스나 미니스커트·반소매 티셔츠·청바지·샌들을 착용해서는 안 된다. RFA는 “금수산태양궁전은 북한에서 성스러운 곳 중 하나로, 격식을 차린 복장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사용 등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우선 휴대전화 반입 자체는 가능하지만, 국가 간 로밍 계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통화는 불가능하다. 다만 120달러(약 16만원)를 내고 심카드를 구매하면 국제전화는 가능하다. 호텔에 무선인터넷(와이파이)은 없다. 이메일을 보내려면 한 건당 2.2달러(약 3000원)를 지불해야 한다. 대용량 첨부 파일을 보낼 시에는 추가 요금이 부과된다. 개인 이메일 이용은 불가하고, 호텔 이메일 계정을 통해서만 발송할 수 있다. 또 북한 국경수비대를 촬영한 사진은 검열·삭제될 수 있다.

서구 생활방식에 대한 선전물이나 북한에 관한 서방의 출판물은 반입이 금지된다. 보스토크 인투르는 “2015년 북한의 문헌 반입 규정이 강화되어 책자가 여러 차례 압수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의 금수산태양궁. /노동신문 뉴스1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의 금수산태양궁. /노동신문 뉴스1

주의 사항에는 열악한 북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도 있었다. 여행사는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건물이 많다며 여벌 옷을 챙길 것을 권고했다. 일부 지방 호텔에서는 온수가 아예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돗물을 절대 마시지 말고 공중화장실에 휴지를 가져가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관광 일정이 끝나면 호텔에서 자유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호텔 밖으로 나갈 수는 없다. 실제로 이달 초 북한을 여행하고 온 일리야 보스크레센스키는 RFA에 “정해진 관광 일정 외에는 호텔 밖 외출이나 개인 활동이 철저히 금지돼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보스토크 인투르는 오는 3월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간 일정과, 같은 달 11일부터 15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관광객을 모집 중이다. 각각 800달러(약 106만원), 900달러(약 12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상품당 100명씩, 총 200명의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연해주 정부는 내달 두 차례 이뤄지는 여행이 올해 마지막 북한 스키 관광 상품이라며 다음 시즌은 2025년으로 예정되어 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공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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