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정상회담 후 열린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 정상회담 후 열린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8월 이후 러시아에 수백만발 규모로 포탄을 지원했고, 이에 러시아는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서 북한 내 식량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리 정부가 밝혔다.

신원식 국방 장관은 26일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6700여 개 컨테이너가 러시아로 갔다”며 “(컨테이너에 실린 무기가) 152mm 포탄이면 300만발 이상, 방사포탄이면 50만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일반적인 군수공장 가동률은 30% 수준으로 낮지만, 러시아에 제공하는 무기·포탄 (제조) 공장은 풀 가동되고 있다”고 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컨테이너는 이보다 30%가 많은 9000개 수준이었다고 국방부는 추정했다. 신 장관은 “컨테이너의 내용물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식량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러시아의 대북 식량 지원의 영향으로) 북한 지역 내 식량 가격이 안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식료품 외에도 생필품과 북한에서 조립해 러시아에 수출하기 위한 소재·부품 일부도 담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지난해 10월 북한에서 러시아로 컨테이너들이 이동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로도 북·러 간 무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우리 군 당국에 의해서도 확인된 것이다.

그래픽=양진경
그래픽=양진경

신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군사기술에 대해서는 “푸틴이 주겠다고 공언한 위성 관련 기술은 계속 (북한에)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외 북한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항공기 관련 기술, 지상 기동장비 기술 등을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 포탄에 신세를 질수록 러시아 기술 이전 정도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향후 북한이 러시아 군사기술을 이전받아 한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러한 북·러 밀착이 계속될 경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K-9 자주포 등 살상무기도 지원해줄 수 있다는 메시지로 러시아를 압박하며 북·러 밀착을 막을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올해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횟수를 작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한미 연합훈련을) 20여 회 실시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50회에 가까울 정도로 훈련이 많아졌다”며 “한미 연합 연습을 강화할수록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 얻을 수 있는 손실이 이득보다 더 커진다”고 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해 11월 21일 지구 궤도에 올린 만리경-1호에 대해 신 장관은 “신호는 정상적으로 수신되고 있지만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며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군사위성으로서 관측과 감시 등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장관은 ROTC 복무기간 단축 문제와 관련해서는 “다른 군 장교 복무 기간과의 형평성 등 감안해 대단히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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