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반년 동안 러시아에 컨테이너 6700개 분량 포탄을 지원했고, 러시아로부터 약 9000개에 달하는 컨테이너 분량의 식량 등을 건네받은 정황이 확인됐다.
신원식 국방 장관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북러간 군사협력 진행 정도’를 묻는 질문에 답하며 이같이 밝혔다. 신 장관은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6700여개 컨테이너가 러시아로 갔다. 그 안에 들어가있는건 정확하게 몇발인지 세어볼 수는 없지만 대략 추정해볼때 152mm 포탄이면 300만발 이상, 방사포탄이면 50만발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 군수공장 가동율은 30% 수준으로 낮지만, 러시아에 제공하는 무기·포탄 (제조) 공장은 풀 가동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식량 등 물자를 지원 받고 있다고 한다. 신 장관은 “러시아에서 오는 컨테이너에는 식량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북한지역의 식량난은 안정적인 추세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가는 것보다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오는 컨테이너가 30% 많다”고 했다. 군은 식량 외에도 생필품, 러시아에 수출하기 위한 무기 제조용 소재·부품 일부도 컨테이너에 포함돼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지난해 10월 북한에서 러시아로 컨테이너들이 이동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북러 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후로도 활발한 북러 간 무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 장관은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군사기술에 대해서는 “푸틴이 주겠다고 공언한 위성 관련 기술은 계속 (북한에)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외 북한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항공기 관련 기술, 지상 기동장비 기술 등을 러시아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얼마나 줄지는 미지수지만, 러시아가 북한 포탄에 신세를 질수록 러시아 기술이전 정도도 커질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 간에 육상, 해상, 공중을 통한 군사 협력 정황을 계속 식별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 장관은 최근 급증한 북한 순항미사일 발사 도발과 관련해서는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니 집중 개발하는 것 같다”며 “현재 순항미사일에 핵 탄두 탑재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순항미사일은 (러시아) 수출용 또는 전선지역 일대에서 도발용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가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신 장관은 “북한은 전면적으로 도발할 능력은 없지만, 국지도발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올해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횟수를 작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한미 연합훈련을) 20여회 실시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50회에 가까울 정도로 훈련이 많아졌다”며 “한미 연합 연습을 강화할수록 북한이 전쟁을 일으켜 얻을 수 있는 손실이 이득보다 더 커진다”고 했다.
그는 다음달 초에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 기간 중 한미일 3국 훈련도 실시되느냐는 질문에는 “FS 연습 기간에 한미일 훈련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북한이 지난해 11월 21일 지구 궤도에 올린 만리경-1호에 대해 신 장관은 “신호는 정상적으로 수신되고 있지만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며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군사위성으로서 관측과 감시 등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간담회에서 신 장관은 ROTC 복무기간 단축 문제와 관련해서 “다른 장교 복무기간과의 형평성 등 감안해 대단히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