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24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로이터 배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24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9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로이터 배포

뉴욕타임스(NYT)는 25일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 김정은이 앞으로 몇 달 내 한국에 대해 모종의 치명적 군사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은 “한반도에 전면전 위험이 임박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김정은이 급격한 긴장 고조는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골라 (대남) 타격에 나설 수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들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군사 행동의 한 예로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을 들었다. 북한이 전면전에 나서거나 핵을 쓰지는 않더라도 사상자를 내면서 국내를 혼란에 빠뜨릴 큰 도발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 당국자들은 “(대한민국 등을 겨냥한) 김정은의 선언이 예전 성명들보다 더 공격적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는 문제를 헌법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대남 도발 가능성에 대한 공개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5일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 포럼에서 북한이 2010년 연평도 포격을 넘어서는 공격을 할 의도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면서 “우리는 김정은이 충격적인 물리적 행동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행사에 참석해 “북한이 매우 부정적인 행보를 지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핵 및 전쟁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해당 수사(修辭)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올 들어 서해 도서 지역에서의 해안포 사격, 순항 미사일 발사 도발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북한의 도발 시기 등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니 타운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다른 나라(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돕기 위해 막대한 탄약과 미사일을 보내고 있을 때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더 이상 고립된 북한이 아닌 러시아와 제휴한 북한을 상대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 정가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쓸 포탄을 대량 제공하는 등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김정은이 보다 대담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 24일 발간한 ‘2024년 미국의 군사력 지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한국이 (북한) 정권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강압하기 위해 핵 위협을 사용할 정도로 대담해질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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