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TASS 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TASS 연합뉴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는 잘(nicely) 진행되고 있으며 활발하게 발전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가 북한에서 들여온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양국 관계에 대한 평가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드러낸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등 러시아와 관련된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라브로프 회견 중간 “북한이 남한과 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이 모스크바에 우려되는 일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이상한 질문”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남한, 일본과 함께 새로운 군사 블록을 구성하고 있고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군대를 만들어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 등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어 “우리(러시아)는 수년 동안 한반도에 안보, 평화, 안전지대를 구축하자는 아이디어를 추진했지만 무시당했다”면서 “이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미국은 이런저런 핑계를 댔다”고 했다. 라브로프는 또 “현재 한국에서 북한에 대한 공격적인 레토릭(정치적 수사)이 들리고 일본도 평양에 대해서 더욱 적대적으로 말하고 있다”면서 현재 높아지는 한반도 긴장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하고 김정은은 남한과 통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단결 대신 분열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많은 지역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됐고 그 흐름의 주된 원인은 우주의 주인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라면서 다시 한번 미국을 지목했다. 그는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서는 “크렘린궁에서 정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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