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합니다. 적이 도발하면 그곳을 적들의 무덤으로 만들고, 단 한 명의 전우도 잃지 않고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해군은 지난 2010년 초계함 천안함(PCC, 1000톤급) 피격 당시 작전관을 지냈던 박연수 중령(당시 대위)이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 2800톤급)의 2대 함장으로 취임했다고 22일 밝혔다. 해군2함대사령부에 정박 중인 천안함에서 박연수 중령이 경례를 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은 지난 2010년 초계함 천안함(PCC, 1000톤급) 피격 당시 작전관을 지냈던 박연수 중령(당시 대위)이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 2800톤급)의 2대 함장으로 취임했다고 22일 밝혔다. 해군2함대사령부에 정박 중인 천안함에서 박연수 중령이 경례를 하고 있다. /해군 제공

2010년 북한 어뢰에 폭침된 천안함에서 작전관으로 근무했던 박연수 중령이 22일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 함장에 취임하며 이 같이 밝혔다. 천안함 승조원이었던 박 중령은 옛 천안함(PCC) 폭침일로부터 5050일, 햇수로 14년 만에 천안함의 지휘관으로 복귀하게 됐다.

박 중령은 이날 해군을 통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 그리고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에서 목숨 바쳐 서해를 지킨 모든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에 존경을 표한다”며 “더욱 강력해진 천안함으로 돌아온 만큼 천안함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며, 서해와 북방한계선(NLL)을 굳건히 지키도록 세심하게 지휘하겠다”고 전했다. 신형 천안함은 과거 천안함(PCC)과 비교해 대잠능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됐고 각종 유도탄 및 해상작전헬기도 탑재할 수 있다. 지상 타격도 가능하다.

그는 “북한은 최근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해상사격, 수중핵무기체계 시험 주장 등 군사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라며 “현재의 안보상황은 지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이 일어났던 시기와 겹쳐지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천안함 피격 이후 군 생활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것이 먼저 간 전우들이 나에게 남겨준 사명이라 생각하고 바다를 지켜왔다”며 “지난해 5월 천안함 취역식에 참석하면서 참전장병들로부터 ‘다음 천안함장으로 보직되길 바란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심 전투함 함장으로 보직된다면 신형 천안함을 지휘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함이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평생 (내) 이름 앞에 붙어 있고 또 붙어 있을 이름”이라고 했다.

박 중령은 2006년 해군 학사사관 101기로 임관했다. 참수리-276호정 부장, 천안함(PCC) 작전관, 고속정 편대장, 진해기지사령부 인사참모 등을 거쳤다. 그는 취임식에 앞서 해군2함대의 천안함 46용사 추모비를 참배했다. 취임식에는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천안함 46용사 유가족, 최원일 전 천안함장 등도 참석했다. 그는 “추모비를 찾아 적이 또다시 도발하면 전우들의 몫까지 더해 백 배, 천 배로 응징해 원수를 갚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해군2함대사령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서 22일 박연수 중령이 참배하고 있다. /(해군 제공)
해군2함대사령부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서 22일 박연수 중령이 참배하고 있다. /(해군 제공)

최종일 해군 서울공보팀장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인사 배경과 관련해 “박 중령이 천안함 전사자들과 참전 장병들의 희생·헌신, 그들의 명예를 보다 잘 드높이고 새롭게 부활한 천안함을 잘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해 보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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