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방러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 데 대해 미국 정부는 “북한의 대러 군사 지원의 확대를 보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크렘린궁은 “(러시아는)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크렘린은 ‘민감 분야’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양국간 무기 거래와 관련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은 러시아가 최근 북한으로부터 수십 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발사대를 제공받았고 일부는 두 차례에 걸쳐 우크라이나 공격에 실제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저녁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는 모습. /AP 스푸트니크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저녁 모스크바 크렘린궁을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반갑게 악수하고 있는 모습. /AP 스푸트니크 연합뉴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분명히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북·러가 서로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걸 봐왔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는 (무기 거래를 통해) 스스로 지지했던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하는 걸 봐왔다”며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의 확대”라고 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재개한 데 대해서도 “우리는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적이고 불안정 조성 행동과 성명을 자제하고 외교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푸틴은 16일 저녁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방러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을 만나 10초 이상 악수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저녁 접견실에 들어선 푸틴 대통령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최 외무상을 본 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청하고, 인사말을 나눴다.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양측은 푸틴의 방북 시기 등을 조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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