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가 2024년 1월 14일 미국 아이오와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가 2024년 1월 14일 미국 아이오와주 인디애나주 인디애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대선 첫 경선인 공화당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를 하루 앞둔 유세 현장에서 북한 김정은에 대해 “매우 똑똑하고 터프하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과의 정상 회담 등을 자신의 ‘외교 성과’로 내세우면서 “(김정은과의 관계 덕분에) 미국은 안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아이오와주 인디애놀라의 심슨대 강당에서 가진 유세에 나와 “나는 세계에서 가장 터프한 지도자들과 협상을 했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에 대해 “그는 나를 좋아했고, 나는 그와 잘 지냈다”며 “(그 덕분에) 우리는 안전했다”고 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그들(북한)과 전쟁을 하려 했었다”며 “그들에게 대량의 핵 보유고가 있는데, 아마도 그 누구보다 더 많지 않나 싶다”고도 했다. 이어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했다.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북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트럼프는 재임 기간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났다. 퇴임 이후에도 자신이 김정은과의 ‘톱다운’식 외교를 통해 북한과의 핵전쟁을 막았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미·북 간 관계가 본격적으로 경색된 건 트럼프와 김정은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 회담을 가졌다가 성과 없이 결렬됐던 ‘하노이 노딜’ 이후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 주변에선 미국이 북한 핵 동결을 통해 대북 경제 제재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었다. 비핵화 협상의 목표치를 엄격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핵 동결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날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만남’만 부각했다. 트럼프는 전날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도발을 한 데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지난달 아이오와주 동부 외곽 시더래피즈에서 진행한 유세 때도 김정은을 언급하면서 ”(내가 대통령이었던) 4년간 여러분은 북한과 무엇이든 간에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며 “그러나 그(바이든)는 두 문장을 하나로 잇지도 못하면서 핵 패키지를 김정은과 협상하고 있다. 그(김정은)는 그(바이든)에게 말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군사 분계선 북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트럼프 미 전 대통령과 그를 맞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AFP 연합뉴스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군사 분계선 북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트럼프 미 전 대통령과 그를 맞이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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