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2024년 1월 13일 타이베이에서 외신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UPI 연합뉴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2024년 1월 13일 타이베이에서 외신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UPI 연합뉴스

13일 실시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가 당선됐다. 반중(反中)·친미(親美) 정책으로 2016년 집권한 민진당은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대만 대선은 시진핑 중국 정권의 “(반중 성향인)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 전쟁 날 수 있다”는 공개 협박 속에 실시됐다. 지난해 3연임을 시작한 시 주석은 “대만은 반드시 중국과 통일될 것” 이라며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어떤 사람, 어떤 방식도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고 했다. 중 관영 매체 CCTV는 라이칭더와 부총통 후보 샤오메이친이 “양안의 긴장과 충돌을 격화시키고 대만을 전쟁 위험 지역으로 만들 것”이라고 협박했다. 대만 국민이 선거에서 민진당을 택하면 전쟁의 참화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발신했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들어 대만 총통 선거를 목전에 두고 군용기들을 띄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정찰용 풍선을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보냈다. 대만 남부 상공을 통과하는 위성을 발사, 대만 전역에 ‘국가급 경보’가 발령되게 만들었다. 중국 상무부는 대만산 농수산물과 기계류,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관세 감면 중단 조치 검토’를 선거 직전에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대만인은 “주권이 없는 평화는 홍콩과 같은 거짓 평화”라고 외친 라이칭더 후보를 선택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대만 유권자들은 ‘민진당에 대한 투표는 전쟁 지지’라는 중국의 경고를 무시했다”고 분석했다.

석 달도 남지 않은 4·10 총선에 개입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은 최근 “핵무력을 포함, 모든 수단과 역량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 평정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 “전쟁을 피할 생각 전혀 없다” 는 말 폭탄을 날린 데 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 사흘 연속 기습 포격을 실시했다. 북한은 지난달 ICBM을 발사한데 이어 어제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쏘며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북한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실시된 지방선거처럼 ‘전쟁이냐 평화냐’가 총선의 주요 의제가 되도록 몰아가고 있다. 이런 북한의 협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아무리 더러운 평화라도 이기는 전쟁보다 낫다”고 화답하고 있다. 우리 주권의 핵심인 국방력을 포기하고 북한의 노예가 되는 선택을 하자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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