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지난 7일 딸 주애와 함께 황해북도 황주군 광천닭공장을 방문한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이 지난 7일 딸 주애와 함께 황해북도 황주군 광천닭공장을 방문한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40번째 생일을 맞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올해 역시 조용히 지나갔다. 김일성·김정일 생일을 민족 최대 명절로 기념하는 것과 달리 김정은은 정확한 생년월일조차 알려지지 않았는데, 외신은 그 이유를 조명하며 그의 ‘출생의 진실’을 거론했다.

김정은이 태어난 날은 1984년 1월 8일로 추정된다. 다만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과거 2014년 1월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이 생일 노래를 불러줬던 것과 2020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보냈던 것을 근거로 추측한 날짜일 뿐이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을 태양절(4월 15일)과 광명성절(2월 16일)로 부르며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 생일에는 행사는커녕 관영 매체조차 언급을 삼가고 있다. 올해 역시 전날 딸 주애와 광천닭공장을 현지 지도했다는 소식이 보도됐을 뿐 생일 관련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영국 BBC는 9일(현지시각) 전문가들 말을 인용해 그 이유를 분석했다. 북송 재일교포 출신인 친모와 비교적 어린 나이 등을 부각하지 않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대북 전문가인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BBC에 “김정은의 아킬레스건은 그의 출생에 대한 진실”이라고 말했다.

BBC는 “북한 사회에는 한반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만연해 있다”며 “김정은의 백두혈통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생일을 챙기는 건 원치 않는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의 나이가 국가원수로는 비교적 어리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BBC는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위급 인사 중 김정은이 너무 어리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고 했다. 또 곽 대표는 “겸손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 등이 담겼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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