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영화관을 찾은 한 시민이 12·12 군사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영화관을 찾은 한 시민이 12·12 군사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12·12 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봄’이 국내에서 흥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에서도 군사 쿠데타가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답했다.

태영호 의원은 4일 유튜브 채널 ‘태영호TV’를 통해 “서울의봄을 본 많은 분들이 북한군에서도 하나회 같은 사조직을 만들 수 있는지, 북한에서도 군사 쿠데타가 가능한지 이러한 질문들을 많이 하신다”며 “북한군에는 구조상 하나회 같은 사조직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고 답했다.

태영호 의원은 “왜냐하면 당 조직이 북한군 작전 장교들을 꽉 틀어 쥐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설사 일부 군 지휘관들이 군사 쿠데타를 모의한다고 해도 성공하기 매우 힘든 구조다”라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영화 서울의봄을 보면 1979년 12월 12일 당일 저녁 신군부 세력의 반란이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핵심은 누가 먼저 휴전선 일대의 병력을 서울에 끌어들여서 육군본부를 장악 하는 가다”라며 “이 영화를 보면서 제가 놀란 지점은 휴전선 일대에서 병력이 서울로 들어오는데 이를 저지하는 병력이 없다는 거다. 북한군의 지휘구조는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뉴스1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뉴스1

태영호 의원은 “휴전선 일대의 북한 병력은 북한 국방성 총참모부가 관할하고 평양시 외곽은 수도방어사령부가 관할하고 있다. 수도방어사령부는 김정은이 직접 관할하고 있다”며 “그럼 휴전선 병력이 아니라 평양시 외곽에 있는 무력이 군사쿠데타를 모의하고 평양시로 입성하면 되지 않냐 이렇게 질문하는데 평양 시내는 호위사령부가 지키고 있고 이 무력도 김정은에게 직접 배속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쿠데타 시도가 전혀 없었는가? 그럼에도 1990년대 소련의 붕괴와 ‘고난의행군’이 시작되면서 북한을 뒤흔든 군사반란 사건이 2개 있었다. 구소련 프룬제군사아카데미에서 유학했던 군 간부들을 집단 숙청한 ‘프룬제아카데미사건’, 국경지대에 있던 ‘6군단 사건’”이라며 “당시 김정일 정권은 군사 쿠데타 모의 사건이라고 했으나 북한 엘리트층에서는 김정일이 군을 틀어쥐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북한에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긴 어렵다면서도 “군 고위간부에 대한 숙청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시대에도 이영호 전 북한군 총참모장 등이 숙청됐다”며 “만약 영화 서울의봄을 북한군 장교들이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북한 세습독재에 반대해서 한번 (쿠데타를) 해볼까하는 충동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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