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에서 발생한 구제역 의 불똥이 이 가축 전염병의 발생지에서 반경 500m 내에 있는 탈북자 정착지원시설 `하나원'으로 옮겨 붙었다.

23일 현재 탈북자 199명이 정착 교육을 받고 있는 하나원은 구제역 예방 차원에서 이달초부터 외부 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아예 실시하지 않고 있다.

하나원 관계자는 '탈북자 때문에 법정 전염병인 구제역이 번졌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일체의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며 '탈북자들이 하나원 밖으로 나가지 못해 원내에서 기본 프로그램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부터 교육에 참여한 이번 탈북자들은 △서울지역 1일 재래시장 체험 △충남 천안지역 1박2일 가정방문 △경주.강화 문화유적 2박3일 탐방 등 외부 현장체험 프로그램 등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농심라면이나 해태제과 등 기업체 견학과 음성 꽃동네 등 불우시설 방문 또한 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

하나원을 찾는 외부강사도 입구 도로에 설치된 교통통제소에서 소독후 원내 출입이 가능하다.

구제역 여파는 탈북자들이 애지중지 키우던 꽃사슴에게도 치명상이 됐다.

탈북자들의 정서 순화를 위해 하나원은 지난 99년 개원 당시 인근 농장에서 기증받은 사슴, 공작, 토끼, 풍산개 등 10종의 동물 28마리를 44평 크기의 동물농장에서 키워왔다.

이 가운데 구제역의 직접 감염 대상동물로 발쪽이 2개인 꽃사슴 7마리가 방역 차원에서 지난 17일께 모두 살처분돼 땅에 묻히고 말았다.

김중태(金仲台) 하나원 원장은 '기온이 30℃ 이상 높아져 구제역 전염 위험성이제거되면 실생활 현장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며 '그러나 새달 11일 교육 만료시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외부교육이 어렵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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