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이 발간한 ‘북한인권백서 2000’에 따르면 1953년 이후 북한에 납치된 한국 국민은 총 3756명이며, 이 가운데 454명이 북에 억류중이다. 지난 2월28일 납북자들의 생사확인과 무사귀환을 위해 결성된 납북자가족모임은 납북된 이들의 가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민간조직. 모임의 대표는 87년 납북된 동진호 어로장 최종석씨의 맏딸인 최우영(31)씨가 맡고 있다.

지난 2월 1차 모임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우리도 햇볕정책의 수혜자가 되고 싶다’는 글을 전달한 이 모임은 5월 박재규 장관 면담, 6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면담, 6월 20일 정원식 적십자사 총재 면담, 납북자 귀환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등을 추진해왔다.

또 최근에는 일본 민간단체와 연대에 나섰다.

지난 4월 이 모임은 한·일 공동성명서를 발표, “한국인 454명, 일본인 10명이 아무 죄도 없이 북한에 납치돼 정치범수용소 등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연명하고 있다”며 “북은 당장 이들을 풀어주라”고 촉구했다. 이 모임은 “일본은 납북자 10인의 가족 외에도 수많은 지식인과 평범한 사람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며 “분단 역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영역으로 남아있는 납북자 문제에 우리 국민과 정부도 이제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달 비전향 장기수 62명의 북송과 관련해서 이 모임 대표 최씨는 “비전향 장기수 인권보호 소리가 높을 때 납북자 가족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며 “우리 정부 내에 납북자 문제를 다루는 부서조차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안석배기자 sbah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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