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17일 부산 해군 기지에 입항했다. 해군은 이날 “미주리함 입항을 계기로 한미 해군 간 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연합 방위 태세를 더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미주리함은 미국의 최신형 잠수함 모델인 ‘버지니아급’에 속한다. 버지니아급 잠수함 입항은 2017년 미시시피함(SSN-782)의 제주 해군 기지 입항 이후 처음이다.

미 핵추진 잠수함 '미주리함'이 17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뉴시스
 
미 핵추진 잠수함 '미주리함'이 17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이달 중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미가 분명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도 12월 중 혹은 늦어도 연초까지는 북한이 ICBM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도발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만약 북한의 이런 도발이 이어진다면, 한미 간 필요한 조치, 한국과 미국이 각자 할 수 있는 조치, 한·미·일이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함께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입항한 미주리함은 부산 기지에서 군수 적재를 할 예정이다. 미 해군 태평양함대 제1잠수함전대 소속인 미주리함은 길이 115m, 폭 10m, 만재 배수량 7800t 규모다. 최대 속력 25노트(시속 46㎞)로 수심 250m까지 잠항할 수 있다. 대잠수함전, 대수상함전, 대육상 공격 임무, 특수전, 정찰 및 감시 작전, 기뢰전 등 다양한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 등을 탑재하며, 승조원은 130여 명으로 알려졌다.

미 핵 추진 잠수함 입항은 지난달 22일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산타페함’의 제주 기지 입항 이후 3주 만이다. 지난 7월에는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입항했는데 SSBN의 방한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의 일이었다.

한미 정상이 지난 4월 확장 억제 강화 및 핵협의그룹(NCG) 창설 등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한 뒤 미국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잦아지고 있다. 올해 미 항모만 세 차례 주한 미 해군사와 한국 해작사가 함께 있는 부산 기지를 찾아 연합 해상 훈련을 펼쳤다. 올해 3월 니미츠함과 10월 로널드 레이건함이 부산에 입항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떠다니는 군사 기지’로 불리는 칼빈슨함이 전개됐다. 칼빈슨함은 길이 333m, 폭 76.4m 규모로 승조원 6000여 명과 항공기 80~90대를 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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