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4대가 14일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을 무단 진입했다 나갔다고 합참이 밝혔다. 중·러 군용기가 공동으로 카디즈를 침범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중·러는 2019년 이후 한반도 주변에서 연 평균 1~2차례 연합 항공 작전을 펴고 있다.

합참 등에 따르면, H-6 폭격기 등 중국 군용기 2대, TU-95 폭격기·SU-35 전투기 등 러시아 군용기 4대는 이날 오전 11시 53분부터 오후 12시 10분까지 약 17분간 동해 카디즈에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우리 영공은 침범하지 않았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지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기는 미리 통보하는 것이 국제 관행인데 중·러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이번에도 중·러는 우리 측에 아무런 통지도 하지 않았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중·러 군용기 총 6대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전부터 다가오는 움직임을 식별해 예의 주시했다”면서 “진입 직후엔 즉각 우리 공군 전투기를 출격시켜 우발 상황에 대비하는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중·러는 지난 6월에도 카디즈를 휘젓고 나갔다. 올해에만 2차례 공동 침범한 것이다. 중·러는 지난해에도 5월과 11월 6개월 간격으로 카디즈를 넘어 연합 작전 훈련을 실시했었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러는 한반도 주변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70여 회, 러시아는 10여 회 KADIZ를 침범했다. 중국은 대만 해협 인근에서도 항공 모함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중·해상 훈련을 확대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중·러는 북한도 포함한 북·중·러 연합군사훈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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