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 여당이 제2의 총풍 사건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윤석열 정권의 퇴행적 모습을 봤을 때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도 “국내 상황이 어려운 점을 타개하기 위해 다시 무슨 조직 사건을 들고 나오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참 많다”며 “특히 휴전선을 중심으로 국지적 충돌을 유도하려고 한다는 걱정이 참으로 많다”고 했다. 그 근거는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

이른바 ‘총풍 사건’이 있었던 1990년대와 지금은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은 민주당이 잘 알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한국 정부를 위해 휴전선에서 도발을 일으켜 준다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더구나 이제는 북이 도발하면 민주당이 더 유리한 것이 한국 정치 상황이다. 천안함 폭침으로 남북 관계가 악화되자 당시 선거에서 민주당이 ‘전쟁이냐 평화냐’는 슬로건으로 큰 이득을 봤다. 지금 북이 도발하면 민주당은 또 ‘전쟁이냐 평화냐’를 들고 나올 것이고 효과를 볼 것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북과 잘 통하는 민주당이 휴전선에서 북의 도발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면 뭐라고 하겠나.

민주당과 이 대표는 연평도 포격으로 우리 국민 4명을 죽인 북한의 도발도 우리 정부의 유도에 따른 것으로 보는지 궁금하다. 휴전선에 목함 지뢰를 매설해 젊은 우리 장병들을 희생시킨 북한 도발도 그런 것으로 보나.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 장병 40여 명을 떼죽음시킨 것도 우리 정부가 유도한 것인가. 핵을 개발해 대한민국을 없애버리겠다고 위협하는 것도 한국 정부의 사주에 따른 것으로 생각하나. 실제 도발을 일으켜 우리 국민을 해치는 북의 범죄에는 눈을 감고 엉뚱하게 우리 스스로에게 손가락질하는 무책임한 행태는 아무리 선거 정략이라도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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