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포탄이 장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 차량 탑재형 자주포가 폭발한 모습. /텔레그램
 
북한산 포탄이 장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 차량 탑재형 자주포가 폭발한 모습.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탄약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산 포탄과 탄약의 품질이 낮아 러시아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장약(裝藥·포탄을 쏘기 위해 장착하는 화약) 불량 등으로 쏘기도 전에 폭파되거나 사거리가 제멋대로인 등 사고가 잇따른다는 것이다.

12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사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와 폴란드 매체 ‘에싸뉴스(essanews)’ 등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군이 운용 중인 한 탱크(전차)가 ‘자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전선에 투입되기 시작한 북한제 저품질 탄약이 포신 내부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에싸뉴스는 “러시아군은 북한이 보낸 탄약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했다. 북한산 탄약은 품질이 좋지 않았으며, 군사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조기 포탄 폭발로 인해 자주포 등이 파괴되거나 손상되는 사고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가 불량이라는 보도는 처음이 아니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지난 9일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탄약(곡사포) 가운데 무작위로 선정한 5발을 점검한 결과, 포탄 추진체 함량이 제각각이고, 장약 재질이 다르거나 내부에 포함돼야 할 구리선이 빠져 있는 것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이유로 북한제 포탄은 사거리가 일정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분산돼 있다’는 최전방 러시아 포병의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일관되지 않은 포탄 궤적 거리는 사격 정확도 감소로 이어져 임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전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포탄의 추진체 양이 스탠더드하지 않으면, 원하는 사거리까지 날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바닥난 러시아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등을 채워주는 대가로 위성 발사체 관련 기술을 받는다는 정황은 최근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북한이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맞춰 길이 6m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우크라이나 공격용 무기를 러시아에 보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어떤 무기가 들어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탄약과 군사 장비’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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