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뉴스1
 
윤석열 대통령./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의 불법 무기 거래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국제적 대응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APEC 회의 참석에 앞서 14일 보도된 AP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은 즉각적인 한미의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며 “세계가 중동과 우크라이나 분쟁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에 대한 잘못된 계산과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5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북한이 무기를 공급해주는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 기술 등을 제공할 경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의 고도화를 가져와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안보 위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까지 벌어지면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이 유럽과 중동에 군사적 역량을 집중하면서 대북 안보 태세가 약화했다고 북한이 오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우리의 강력한 대북 억지력과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은 의도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할 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의 즉각적이고 강력한 보복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러 군사 협력은 한반도, 동북아, 유럽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훼손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계획 중인 정찰위성 발사의 주 목적은 핵 운반 수단의 발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북한이 ICBM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의미”라면서 “강화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방한을 언급하면서 이들의 방문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 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도 미국이 최고위급 인사가 한국을 찾았다는 건 미국의 안보 약속이 여전히 굳건함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철통 같은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국 정부는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기후 위기와 높은 물가 상승률 등 세계적인 도전 속에 APEC이 위기 극복을 주도하고 역내 협력과 혁신 촉진을 통해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뿐 아니라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 혁신과 디지털화 진전을 위해 (APEC) 회원국들이 더 강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함께 노력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전쟁이 에너지 안보를 취약하게 만들었으며, 세계 경제가 자원의 무기화로 더욱 분열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공급망 문제가 지역 경제 발전에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사람과 돈, 데이터는 물론 상품과 서비스가 차질 없이 흘러가는 자유로운 공간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하이퍼 디지털화 시대에 걸맞은 디지털 윤리에 관한 새로운 규범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디지털 기술에는 국경이 없고, 연결성과 즉각성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 규범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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