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7일 오후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전승절' 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지난 7월27일 오후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전승절' 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노동신문 뉴스1

국제적 신냉전과 북한의 무력도발 지속으로 2023년 우리국민의 대북인식은 ‘적대·경계’ 의식이 2007년 조사 이래 최고치로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한·미·일 동맹 인식이 증가하고, 북·중·러 위협 인식은 증가하는 가운데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도 상승했다.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원장 김범수)이 2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발표하는 ‘2023 통일의식조사’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을 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지난해 13.6%에서 올해 18.6%, 대북경계는 지난해 17.7%에서 올해 24%로 상승했다. 전체적인 부정인식(적대·경계)이 42.6%로 2007년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 20대의 부정적 북한인식(경계·적대)이 49.3%로 가장 높았다. 50대는 북한 정권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무력도발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은 지난해 60.9%에서 올해 64.8%로 소폭 상승했고, 반면 협력 의식은 지난해 47.9%에서 올해 37.7%로 10%이상 하락했다.

연구언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장거리 미사일 실험 발사 등이 예상되는 바 대북 부정인식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대·지역·이념별 의식 분화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북한이 관광 개방, 교육 및 문화 국제교류 활성화 등으로 북한변화에 대한 미디어 노출이 진행되면, 북한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신뢰가 상승할 가능성 및 변수별 의식 분화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43.8%로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9.8%로 2007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연구원은 “통일 인식재고를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지정학 위협을 낮추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대내적으로는 소득, 세대변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해결과 여론 설득에도 상당한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54.3%로 지난해 45.5% 대비 8.8% 상승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대적·경계의식이 최고로 높아진 상황에서 대북강경정책을 펴고 있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공감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의 핵무기 보유 찬성의견은 52.3%로 작년 대비 3.7%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선호하는 핵무장 방식으로 ‘자체 핵무기 개발’이 49.3%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고, ‘미국 전술핵무기 배치’가 23.6%로 나타났다.

주변국 위협인식에서는 45.8%가 북한을 위협적인 나라로 선택했고, 중국은 36.8%가 위협적인 국가로 인식했다. 일본은 8.3%, 러시아 4.6%, 미국 4.5% 순으로 응답했다.

‘가깝게 느끼는 국가’로 미국에 대한 친밀감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동맹 신뢰도도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미국에 대한 친밀감이 53%에서 2023년에는 81.5%로 상승했다. 북한에 대한 친밀감은 2007년 24%에서 2023년 7%로 급감했다. 일본 5.3%, 중국 2.8%, 러시아 0.6% 순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전쟁시 주변국 태도’와 관련해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은 한국을 도울 것이라는 답변이 71.3%로 가장 높았다. 최근 5년간 일본이 한국을 도울 것이라는 의견이 증가하는 추세로 올해 17.3% 응답률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북한을 도울 것이라는 의견이 2014년 이후 증가추세히며 올해 55.8%가 그럴 것이라고 응답했다. 러시아도 북한을 도울 것이라는 의견이 32.8%로 작년보다는 낮아졌지만 대체로 상승하는 경향을 이어갔다.

서울대통일평화연구원의 본 조사는 2007년부터 지난 17년간 통일, 북한, 대북정책, 주변국,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국민의 시각과 인식변화를 조사해오고 있으며, 그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3년도 조사는 한국 갤럽에 의뢰하여 7월 4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 17개 시, 도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1:1 면접조사를 통해 실시되었으며, 표본오차는 ± 2.8%, 신뢰수준은 9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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