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쓰레기”라는 막말을 들었다. 지난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7년째 가로막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며 “민주당은 민주라는 이름을 달 자격도 없는 정당” “이런 것이 바로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했다가 공격을 당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북한에서 쓰레기가 나왔어, 쓰레기가”라고 했고, “부역자야” “빨갱이가 할 소린 아니지”라고 소리친 의원들도 있었다.
태 의원의 격앙된 반응도 사태를 악화시킨 면이 있다. ‘쓰레기’ 발언에 격분한 태 의원이 민주당 의원석을 향해 삿대질했다. 이 통에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지며 막말이 분출했다. 태 의원은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가 막말 민주당 의원에 대한 출당 조치 등을 요구하다 민주당 관계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목숨을 걸고 탈북해 동료 의원이 된 사람한테 ‘쓰레기’ ‘부역자’ ‘빨갱이’라고 할 수 있나. ‘쓰레기’는 북한 당국과 관영 매체들이 탈북민 앞에 관용적으로 붙이는 수식어다. 1997년 망명한 황장엽 노동당 비서를 ‘인간쓰레기’라고 표현한 것을 시작으로 탈북민을 지칭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번 일은 10여 년 전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이 탈북 대학생 면전에서 “변절자”라고 한 일을 연상시킨다. 이 의원의 마음속 조국은 ‘북한’인 셈이다. 그러니 탈북민에게 ‘변절자’라고 한 것이다. 이 일로 탈북민 사회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했는데 한국 땅에서 북한 편에 선 정치인을 본 그들 심정이 어떻겠나. 이날 태 의원에게 ‘쓰레기’라고 한 민주당 의원은 전대협 부의장을 지낸 운동권 출신이다. 전대협은 북한 주체사상을 추종하던 그룹이 주도했다. 그들이 탈북민을 향해 ‘쓰레기’ ‘부역자’라고 하는 것을 보니 10여 년 전 탈북민을 ‘변절자’라고 공격한 일이 다시 떠오른다. 특히 이 주사파 운동권이 태 의원에게 ‘빨갱이’라고 한 것을 보고 어이없어할 국민이 많을 것이다. 이날 이 대표는 “한때 공산당이었던 사람을 국회의원까지 시키면서…”라고 했다. 그 공산당 비위를 맞추면서 시키는 대로 법까지 만드는 사람들이 할 소리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