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30일(현지 시각)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거래 협상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작년 9월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러시아가 부족한 탄약 등을 북한으로부터 조달하려 한다”고 경고해왔다. 작년 12월엔 실제 북한 무기가 러시아 측에 인도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었는데 북한의 움직임을 공개해 북·러 밀착을 경고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이 이날 심야 시간대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기습 도발’에 나선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 있는 국무부 외신센터(FPC)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16일(현지 시각) 워싱턴DC에 있는 국무부 외신센터(FPC)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 특파원 공동취재단

김정은 정권은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핵(核)무기 개발로 이미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를 받고 있다. 이에 더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가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압박의 수위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북러 무기 거래 협상과 관련해) 공유할 만한 새로운 소식이 있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방북 이후 또 다른 그룹이 무기 거래를 위한 후속 논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는 “(작년 이후로)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협상은 활발하게 전개됐다”며 “쇼이구 장관이 최근 북한을 방문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에 친서가 오갔다”라고 했다. 그는 “양측이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며 “추가 정보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 방북 이후 다른 러시아 당국자 무리가 북러 간 잠재적인 무기 거래 논의를 계속하려 북한을 방문한 징후가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몇 달 동안 (북러 간) 고위급 논의가 계속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여러 종류의 상당한 무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러 간에 이뤄질 수 있는 잠재적인 무기 거래엔 러시아 방산 분야에 기여할 원자재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는 공개적인 약속을 지키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커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심야 도발에 대해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번 발사는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했다.이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까지 한동안 해왔듯이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주한미군을 관장하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