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7일 열병식에 미국의 RQ-4 ‘글로벌 호크’ 전략 무인 정찰기 및 MQ-9 ‘리퍼’ 무인공격기와 빼닮은 무인기들을 공개하고 비행까지 실시함에 따라 이들 무인기의 개발 과정과 성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중국·러시아·이란 등에서 이들 무인기와 닮은 짝퉁 무인기를 개발했지만 북한 무인기처럼 똑 같은 외형을 가진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F-35 스텔스기 제조업체인 미 록히드마틴사를 해킹해 F-35 짝퉁인 FC-31 스텔스기를 개발했듯이 북한이 미 제조업체 설계도를 해킹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앙킷 판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그동안 전 세계 군수업체를 대상으로 사이버첩보 활동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탈취해 왔다”며 “이들 무인기도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형은 똑같아도 엔진, 카메라·레이더 등 센서는 복제하기 힘들어 실제 성능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선 무인기의 체공 성능(시간)을 좌우하는 엔진과, 감시정찰 능력을 좌우하는 전자광학(EO) 카메라 및 영상레이더(SAR)의 성능이 미국 것을 따라가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미 글로벌 호크는 롤스로이스 터보팬 엔진을 사용해 32시간 이상 날 수 있고, 최대 항속거리가 2만2000㎞에 달한다. 고성능 카메라로 고도 20㎞에서 30㎝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미 리퍼는 하니웰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해 14~28시간 이상 날 수 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신형 무인기들 엔진을 어떻게 도입했는지 도입 경로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글로벌 호크 무인기 엔진(터보팬 엔진)은 북한과 무기 거래가 많은 무인기 강국 이란조차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 .

북 무인기들의 전자광학(EO) 카메라 및 영상레이더(SAR), 데이터 링크 등 핵심 센서 및 장비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발사에 실패해 우리 해군이 인양한 ‘만리경-1호' 군사정찰위성에서 나타났듯이 북한 카메라 능력(해상도)은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위성통신 능력이 없다는 것도 큰 장애물이다.

반면 북한 신형 무인기들의 등장이 예상보다 빨랐던 점, 그리고 지난해 말 우리 영공을 침범해 다섯 시간이나 휘젓고 북으로 복귀했던 소형 무인기들에 비해선 크게 성능이 향상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소식통은 “북 신형 무인기들은 소형 무인기들에 비해 엔진 출력과 운용 고도 등이 크게 향상돼 급(級)이 다른 무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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