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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北 ICBM 비밀 담긴 ‘백두 엔진 터보펌프’ 찾았다
노석조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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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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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지난 15일 서해에서 인양한 북한 우주발사체 2단 동체에서 엔진 주요 구성품인 ‘터보 펌프(Turbo Pump)’를 찾아 분석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수준을 밝힐 수 있는 핵심 부품을 확보한 것이다. 군은 3단 부위에 연결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체 1단 동체 등 추가 잔해에 대한 수색·인양 작전도 계속 진행 중이다.

군 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2단 동체 내부에서 백두산 계열 엔진의 터보 펌프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면서 “미국 군 정보당국과 함께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터보 펌프는 액체 연료를 로켓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다. 노즐·연소기·가스발생기 등과 함께 핵심 구성품으로 꼽힌다. 이번 2단 동체에서 터보 펌프는 화염을 뿜는 원형 노즐 1개와 연결된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천리마 1형’이라고 명명한 발사체는 러시아가 개발한 추력 90tf(톤포스)급 RD-250 엔진을 역설계한 백두산 계열 엔진을 한 단계 더 개량한 신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주발사체, ICBM 등에 사용되는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추력 엔진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픽=양인성
그래픽=양인성

천리마 1형은 백두산 계열 엔진이 1단에 2개, 2단에는 1개 장착된 것으로 분석됐다. 백두산 엔진은 추력이 80tf로 1단은 총 160tf의 추력, 2단은 80tf 추력을 내도록 제작됐다는 것이다. 군 소식통은 “2단 동체의 직경은 2.3~2.8m 정도로 상단부에서 하단부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였다”면서 “2단 동체에서 발견된 터보 펌프도 노즐 1개와 연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은 잔해에서 러시아산 부품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제재를 피해 러시아 등으로부터 탄도미사일 제작 부품을 들여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단 동체의 터보 펌프에도 러시아산으로 추정되는 부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정교하게 부품을 제조할 능력이 떨어져 주요 부품은 러시아 등으로부터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터보 펌프 등 2단 동체 잔해를 통해 천리마 1형의 발사 실패 원인도 분석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터보 펌프의 상태와 성능을 분석하면 연료가 제대로 공급되고 연소됐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천리마 1형’을 발사한 이후 지난 20여 일간 잔해, 북 공개 영상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2단 엔진 고장과 노즐 방향 조절기 오작동을 실패 원인으로 꼽고 있다고 한다. 군 당국 관계자는 “2단 엔진의 시동기나 터보 펌프에 문제가 생겨 연료와 산화제가 엔진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 실패 이후 관영 매체를 통해 “연료 특성의 불안정성”을 언급한 만큼 이번에 더 강한 추력을 내려고 기존 로켓 연료와 성분 조정비를 다르게 한 것이 실패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군은 2단 동체에 터보 펌프 등 주요 부품을 확보함에 따라 엔진뿐 아니라 북한 발사체의 비행 방향 전환 기술을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2단 추진체에는 엔진 각도를 조정해 방향을 바꾸는 짐벌(gimbal) 기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에 확보한 잔해를 통해 짐벌 장비 수준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천리마 1형 발사와 관련, “무리한 경로 변경을 하다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 발사체가 과거엔 1·2단의 비행경로가 일직선이었는데 이번 천리마 1형은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로 설정해 횡기동을 하며 동쪽으로 무리한 경로 변경을 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방향 조정 관련 신형 기술을 이번에 시도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최근 전북 군산 서쪽 240여㎞ 서해상에서 2단 동체와 다른 잔해도 추가 인양해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이 잔해가 천리마 1형 3단 부위에 탑재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합참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군은 천리마 1형 추락 인근 해상에 만리경 1호를 비롯해 아직 찾지 못한 발사체 1단, 3단 등 여러 잔해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와 군은 북한이 우리의 잔해 수색·인양 과정을 예의 주시하는 상황에서 잔해 수색·분석 결과를 어느 정도까지 공개할지 고심 중이다. 천리마 1형 낙하 지점 인근에는 여전히 중국 군함도 활동하며 한국 군의 활동을 지켜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추후 건져낸 잔해 분석이 끝나더라도 상당 기간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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