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최정진
 
일러스트=최정진

북한에서 공무원(civil servant)은 머리가 좋거나 능력 있다고(be bright or capable)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임용 시험이나 절차(civil service exams or procedures)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인사 배치(personnel assignment)는 출신 혈통과 배경에 의해 정해진다(be determined by their lineage and background).

북한의 ‘공무원자격판정법’ 제2조는 공무원을 ‘국가기관에서 일정한 행정적 의무와 권한(certain administrative duties and authority)을 가지고 일하는 일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은 ‘(국가기관) 사무원’으로 부른다.

형식적으로는 기관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당 조직의 사전 심사와 승인을 통해 선발된다(be selected through prior screening and approval).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선망의 대상(object of envy)인 사무원이 되기 위해선 우선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추천을 받아야(get a recommendation) 한다. 전공 학과, 출신 성분과 사상성 검증(ideological verification) 등 신원 조사(background checks) 통과 여부가 선발 기준(selection criteria)이고, 박사원(대학원) 졸업생에겐 우선 순위를 주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결정적 변수(decisive variable)는 누가 추천했는지와 위에서 끌어주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렸다. “도당 책임비서가 선발 결정을 내렸더라도 중앙당 간부가 다른 사람을 추천하면 그 사람으로 바뀐다”고 한다. 추천해 주는 인물의 등급에 따라 당락과 배치 기관이 결정된다는 얘기다.

일단 국가기관 사무원이 되더라도 배치 직종이나 기관·부서에는 서열이 있다. ‘먹을 알(Eggs to Eat)’이 많아 인기 있는 곳일수록 더 큰 배경을 필요로 한다. ‘먹을 알’이란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be obtained by using their position and authority) 사적인 이익을 가리키는 은어(slang word referring to personal gains)다.

“사무원에게 지급되는 보수(remuneration paid to public officials)인 국가공급은 맡은 일, 부서, 기관마다 조금씩 다른데, 국가공급(government rations)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져(become effectively nominal) 해당 사무원이 쥐고 있는 권한에 따라 생활 수준이나 형편(living level and conditions)이 갈라진다”고 데일리NK 소식통은 전한다. 북한 내부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구조적 먹이사슬(structural food chain of widespread corruption)이 국가기관 사무원들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발표한 ‘2022년 국가 청렴도’에서 북한은 100점 만점에 17점으로, 조사 대상 180국 중 171위로 판정됐다. 문제는 북한 관리들이 이제는 알만 먹는 게 아니라 꿩이든 닭이든 몽땅 가리지 않고 뱃속 채우는 데 더욱 혈안이 돼 가고 있다는(get more frantic to line their own pockets)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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