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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비린내 나는 전쟁 거친 남·북한, 경제·사회 발전 완전히 갈라졌다”
키이우(우크라이나)=정철환 특파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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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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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학년 세계지리 교과서 - 우크라이나 10학년(고등학교 2학년) 세계지리 교과서 개정본의 표지(왼쪽). 태극기·우리나라 지도 등과 함께 한국의 고도 성장기를 설명한 교과서의 148쪽(오른쪽). /정철환 특파원
 
10학년 세계지리 교과서 - 우크라이나 10학년(고등학교 2학년) 세계지리 교과서 개정본의 표지(왼쪽). 태극기·우리나라 지도 등과 함께 한국의 고도 성장기를 설명한 교과서의 148쪽(오른쪽). /정철환 특파원

우크라이나 10학년(고등학교 2학년)이 배우는 세계 지리 교과서에 한국에 대한 별도 장(章)이 최근 새로 생겼다. 새 교과서는 이르면 올해부터 쓰일 예정이다. 본지가 최근 입수한 이 교과서는 총 45장, 254쪽 분량 중 6쪽(1장)에 걸쳐 한국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다음은 교과서 중 한국 관련 내용의 전문이다. 일부 생경한 표현은 한국식으로 가다듬었다.

대한민국 또는 남한은 동아시아의 한반도 남쪽에 있는 나라다. 1945년 제2차 세계 대전 종전으로 북쪽은 소련, 남쪽은 미국의 영향에 들어가면서 탄생했다. 북위 38도선으로 삼은 분계선은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이의 국경이 됐다. 냉전 시대 첫 번째 군사적 충돌이었던, 1950~1953년 사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거쳐 두 나라의 경제적, 사회·정치적 발전 경로는 완전히 갈라졌다.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다. 이 나라는 1960년대 초반만 해도 전쟁의 여파에 허덕이는 낙후한 농업 경제국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가 되자 높은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며 아시아의 신흥 산업국, 이른바 ‘아시아의 호랑이’ 중 하나가 됐다.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이 수입 원자재를 가공·생산해 수출하는 산업에서 나왔다. 이후 수십 년간 경제성장이 계속되면서 GDP 기준 세계 10대 경제국 중 하나가 됐고, G20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일원이 됐다.

1976년 5월 31일 포항제철 2고로 화입식에서 박정희(맨 앞)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항제철 
사장(당시)이 불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1976년 5월 31일 포항제철 2고로 화입식에서 박정희(맨 앞)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항제철 사장(당시)이 불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 자본 집중으로 기적 이뤄”

한국 경제는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경제 전반에 국가가 개입하는 혼합 경제 형식이다. 한국 경제의 기적을 이룬 결정적 요인은 자본 집중이었다. 1950년대부터 ‘재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금융 및 산업 재벌은 소유주 가족의 단독 통제와 관리 아래 다양한 사업에 진출, 기업군을 만들었다. 국가는 이러한 관행을 지원하고 첨단 기술 도입에 필요한 국내 투자 자본의 집중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간 출자 등의 관행은 기업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기업군 내 한 회사가 손실을 입으면 더 수익성이 높은 다른 회사를 희생해 지원했다. 삼성·LG·현대 등과 같은 한국 대기업들이 이러한 재벌 시스템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또 다른 중요 측면은 교육 분야의 정책이다. 국가는 지적 자본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했다. 정부는 전 국민을 위한 양질 교육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한국의 교육 분야 지출은 GDP(2019년)의 4%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인에게 교육의 가치는 성공적 인생을 살기 위한 우선순위다. 한국 사회에서 높은 교육 수준은 사회적 지위, 좋은 취업 전망, 심지어 성공적 결혼까지 보장한다.

한국은 인구밀도가 1㎢당 507명이다. 세계적으로도 인구밀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대로, 평지와 계곡에 인구가 집중된 탓이다. 현대화와 경제 발전의 결과로 인구 통계학적 특징이 급격하게 변화했다. 급격한 이촌향도(離村向都)에 따라 삶의 수준 향상, 물질적 자아 실현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특히 출산 및 양육 비용이 급증하면서, 점점 더 많은 젊은 부부가 아이 낳기를 꺼리고 있다. 출생률이 크게 떨어지는 한편, 의료 수준의 발달로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급격히 높아져 왔다.

집중적 산업화와 높은 인구밀도가 급속한 도시화에 영향을 끼쳤다. 인구의 높은 집중도는 자치 광역시 등과 같은 대도시 형성으로 이어졌다. 대한민국에는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가 11곳이나 있다. 최대 도시는 수도 서울(인구 970만명)이다. 국가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부산·인천·대구 등도 100만명 이상이 사는 대도시다. 한국의 대도시는 최신 고층 건물, 고도로 발달한 교통 및 사회 기반 시설, 첨단 통신을 갖춘 선진국 산업 중심지의 전형적 모습이다.

한국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경제와 산업이다. 대한민국의 명목 GDP는 아시아에서 중국·일본·인도 다음으로 4위다. 작은 국토, 부실한 부존자원, 적은 인구 때문이다. 1인당 GDP 기준으로는 싱가포르, 이스라엘, 일본, 아랍에미리트 다음으로 5위다. 한국 경제는 산업화가 시작된 이래 줄곧 수출 지향적이었다. 이 추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경제의 부문별 구조를 보면, 대한민국은 세계적 선진 공업국이다.

한국의 관광 산업과 한국 대중문화 산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한국의 TV 시리즈와 팝 음악은 199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 국가들로 퍼져 나갔고 지금은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이러한 한국 미디어 상품의 국제적 대중화를 ‘한류(K-Wave)’라고 한다. 이 현상의 2차적 효과로 한국은 폭발적 관광 산업 발전을 경험했다. 한류는 대중음악(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영화와 드라마(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에서 돋보인다. 컴퓨터 게임, 화장품, 요리 등도 한류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은 고도의 자본 집중과 기업의 부문별 집중으로 IT(정보 기술)와 금융 등 각종 서비스 산업도 발달했다. 이 분야에서 대표적 기업은 SK그룹, KB금융그룹, 삼성생명 등이다. 또 높은 수준의 공학 기술과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망을 갖췄다.

“AI·로봇·배터리 산업서도 두각”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은 첨단 기술 부문이다. 핵심은 전자제품(반도체), 통신 장비(특히 스마트폰), 가전제품, 자동차, 선박 등이다. 최근엔 인공 지능과 로봇 공학, 수소 연료 자동차, 전기 배터리 산업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첨단 무기와 군사 장비 산업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빠른 발전이 예상된다. 정유, 철강 생산, 화장품 분야도 강하다. 기술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동차 산업에서는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은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농업은 주로 국내 수요를 충족하는 정도다. 쌀과 채소, 과일, 우유, 돼지고기, 닭고기 생산이 발전했고 어업도 발달했다. 대한민국은 국제 무역의 지역적, 세계적 리더 국가다. 세계에서 열째로 큰 수출국이자 여덟째로 큰 수입국이다. 주요 수출 제품은 반도체, 자동차 및 기계 부품, 석유 제품, 선박, 각종 사무 장비 등이다. 수입량이 많은 품목은 원유, 반도체, 천연가스, 석유 제품 및 석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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