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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해 도발… 北경비정, NLL 침범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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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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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6월 21일 북한 대수압도 앞바다에 정박 중인 북한군 경비정. /연합뉴스
 
지난 2020년 6월 21일 북한 대수압도 앞바다에 정박 중인 북한군 경비정. /연합뉴스

북한 경비정이 중국 어선을 쫓아 백령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해군 경고사격에 퇴각했다. 이 과정에서 해군 고속정이 중국 어선과 충돌해 고속정 승조원 3명이 부상했다. 북 경비정이 서해 NLL을 침범하고 경고사격까지 받은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군 당국은 북 경비정이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NLL을 침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향후 국지 도발을 위한 떠보기식 도발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북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이 남북 연락 채널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고체연료 ICBM을 쏜 데 이어서 서해 NLL 일대의 긴장 수위를 의도적으로 높이려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합참 관계자는 16일 “북 경비정 1척이 지난 15일 오전 11시쯤 백령도 동북쪽 NLL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 경비정이 NLL에 접근하면서 아군 고속정이 작전 수행 절차에 따라 경고 통신을 10여 회 실시했지만 북 경비정이 계속 남하해 40㎜ 함포로 10발의 경고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북 경비정은 1.8㎞가량 NLL을 침범해 10분가량 머물다 아군 고속정의 경고사격이 이뤄진 직후 11시 10분쯤 북측으로 되돌아갔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 경비정에 대한 경고통신은 “NLL에 근접하고 있다””NLL을 넘었다“”돌아가지 않으면 경고사격한다”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군 당국은 상황 종료 이후에도 해군 신형 호위함과 공군 전투기 등을 투입해 추가 도발에 대비했지만 추가 상황은 없었다고 합참 관계자는 밝혔다.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퇴각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1개월 만이다

북 경비정이 퇴각한 후 NLL 남쪽으로 내려온 중국 어선이 해군 고속정과 충돌, 우리 승조원 3명이 타박상 등 부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이 중 1명은 쇄골 골절로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는 “중국 어선과 충돌한 우리 고속정에 물이 들어왔지만 침수되지는 않았고 곧바로 퍼내 응급조치를 한 뒤 기동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일단 이번 북 경비정의 NLL 침범이 우발적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시정(視程)이 90 정도로 나쁜 상태였고, 북 경비정이 과거 의도적 침범 때 보였던 직선 기동 대신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중국 어선을 쫓는 듯한 모습이 식별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지난해 이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치중해온 북한이 현 정부 길들이기 등 차원에서 전략 도발보다 국민적 충격과 파장이 큰 고강도 국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국지 도발에는 서해 NLL 침범 등 해상 도발과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도서 도발, DMZ(비무장지대) 내 총·포격 등이 포함된다. 북한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등 경비정의 NLL 침범 때 우발적인 상황인 것처럼 기만한 뒤 고강도 도발을 한 적이 있다. 중국 어선 등 불법 조업 중인 어선을 단속하는 것처럼 남하해 NLL을 침범하면서 우리 대응 태세를 떠보기도 했었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다양한 북 도발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현역 최고 수뇌인 합참의장이 수시로 최전방 부대와 육해공 작전사령부들을 방문해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특히 김승겸 합참의장은 올 들어서만 3차례나 백령도 등 서북도서와, 서해 NLL을 맡고 있는 평택 2함대를 방문했다. 김 의장은 지난 2월 백령도 해병대 6여단 본부를 방문, “적이 서북도서 지역에서 도발할 경우 적시적이고 효과적인 ‘합동전력 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합참과 관련 작전사는 상황 보고와 전파, 결심·대응을 위한 공조 체계를 평시부터 긴밀하게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특히 북한이 지난 7일부터 군 통신선 통화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도발에 앞서 유사시에 대비한 남북 핫라인을 의도적으로 끊어 놓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기 때문이다. 꽃게철이 다가오면서 백령도·연평도 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군 당국이 우려하는 있는 상황이다. 중국 어선들은 NLL을 무시하고 조업하는 경우가 많고 정상 조업 중 어선이 켜두곤 하는 자동 식별 장치 등을 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중 어선 단속 과정에서 남북 간에 충돌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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