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재탈북에 성공한뒤 망명에 실패한 장길수(18)군 친척 5명과 달리 중국 선양(瀋陽) 주재 미국 총영사관 담을 넘은 탈북자 송용범(38)씨와 정범철(36)씨는 망명행에 성공, 희비가 엇갈렸다.

송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평안북도 신의주 방적기계공장 보위부 부대장이자 노동당원.

구 소련(현 러시아)에도 갔다 오는 등 경력이 화려했지만 지인들과 가진 술좌석에서 북한 당국을 비난한 것이 윗선에 보고돼 요시찰 대상자가 됐다.

이 때문에 사상이 변화된 인물로 낙인 찍히고 보위부 부대장에서 졸지에 `정치범교화소(정치범수용소)'에 들어갈 처지에 놓였다.

그는 이러한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98년 6월 25일 북한을 탈출, 중국 동북지역에서 생활하면서 망명의 꿈을 꾸다 마침내 성공길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사정은 정범철(36)씨 역시 마찬가지다.

신의주 남서동에 살면서 시내 관개관리소에서 일하던 정씨 역시 감시 대상이 되면서 탈북을 꿈꾸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는 텔레비전으로 중국 영화를 본 것이 화근.

당시 보위부에 불려가 취조를 받은 이후 별 탈 없이 풀려나기는 했지만 계속 요시찰 대상이 되었다.

그는 이러한 `감시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한국전쟁 발발 45주년이던 98년 6월 25일 탈북을 감행, 북.중 국경을 넘게 됐다.

송씨와 정씨는 4년 가까이 중국에서 탈북자 생활을 함께 해오다 8일 오후 선양의 일본 총영사관에 인접한 미국 총영사관 담을 넘었다./서울.선양=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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