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훈련 현지 지도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갈색 외투 소매에 흰 얼룩이 묻어 있다. /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훈련 현지 지도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갈색 외투 소매에 흰 얼룩이 묻어 있다. /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사일 발사 훈련 현지 지도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옷에 얼룩이 묻은 모습이 그대로 언론에 공개돼 책임자가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는 북한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김정은이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이 망원경을 들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며 그가 발사훈련을 참관한 뒤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두꺼운 갈색 외투를 입고, 왼손에 담배를 든 채 망원경을 들고 있다. 그런데 김정은의 왼쪽 외투 소매에 한 뼘 길이의 커다란 흰색 얼룩이 묻어 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외투 주머니 주변에서도 흰색 얼룩이 묻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미러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인 마이클 매든 객원 연구원은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책임자들이 강등되거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심하면 총살형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매든은 “얼룩이 묻은 사진을 본 후 내 첫 반응은 ‘맙소사(Oh My God)’이었다”며 “북한의 최고 지도자들을 짜증 나게 한 사람들은 보통 직급 강등이나 강제노동 등의 처벌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사실 이번 일처럼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 때문에 총살형을 당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다만, 김정은이 변덕스러운 성격을 가졌다면 총살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매든은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이 집권하던 시절 사소한 일로 개인 참모들을 감옥에 보내거나 총살을 명령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김정일의 개인 비서가 책상에 앉아 담배 한 개비를 피웠다가 이를 발견한 김정일이 그를 총살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매든은 김정은이 이번 일로 화가 났다면 소수의 책임자가 1~2개월 동안 건설 현장이나 농장으로 보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책임자가 자신의 죄를 사과하는 편지를 쓴다면 김정은의 분노를 피할 수도 있다”며 “김정은은 자신의 아버지에 비해선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번 일도 사소한 일이라고 판단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미러는 이전에도 북한 정보 요원이 김정은을 ‘구글링’한 것이 드러나 사형당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국민들의 인터넷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데, 북한 비밀경찰국 소속 요원 중 한 명이 권한 없이 ‘김정은’의 이름을 해외 사이트에서 검색한 사실이 드러나 총살형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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