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갑상어 회를 먹은 뒤 맛을 평가하고 있는 북한 유튜버 유미. /유튜브
 
철갑상어 회를 먹은 뒤 맛을 평가하고 있는 북한 유튜버 유미. /유튜브

북한 유튜버 ‘유미’(YuMi)가 평양의 한 수산물시장에서 철갑상어를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북한에서 철갑상어는 고급 식자재로 여겨진다. 앞서 유미는 유명 음식점 옥류관에서 ‘냉면 먹방’을 선보였던 바 있다.

유튜브 계정 ‘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유미의 공간)’에는 지난 21일 ‘After Okryu Restaurant?(옥류관 다음으로 가본 식당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여기에서 유미는 평양의 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아 철갑상어를 먹었다. 철갑상어는 북한에서 고급 음식 재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주요 식당에서 회나 찜 등의 방식으로 요리해 판매하고 있다.

약 6분 남짓한 길이의 영상을 보면, 유미가 대형 수족관에 있는 철갑상어들을 구경하자 직원이 한 마리를 뜰채로 낚아 올린다. 요리사는 이를 즉석에서 손질해 회로 뜬다. 유미는 철갑상어 회를 먹으며 영어로 “맛이 정말 독특하다. 이 요리를 독자 여러분과 맛보지 못하는 것이 참 유감”이라고 한다. 이어 매운탕까지 먹은 뒤 “평양에 오시면 옥류관 다음으로 가봐야 할 곳이 이 식당”이라고 한다.

대형 수족관에서 철갑상어 한 마리를 낚아올리고 있는 직원. /유튜브
 
대형 수족관에서 철갑상어 한 마리를 낚아올리고 있는 직원. /유튜브
북한 유튜버 유미가 지난달 25일 고기쟁반국수 먹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북한 유튜버 유미가 지난달 25일 고기쟁반국수 먹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브

유미는 지난달 25일 옥류관에서 고기쟁반국수 먹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유미는 식초와 간장을 면에 뿌리고, 겨자는 육수에 풀어 먹었다. 이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옥류관을 현지지도하면서 교시한 ‘냉면을 먹는 방법’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기쟁반국수를 놓고 북한은 김 전 위원장이 어복쟁반국수를 인민들에게도 먹이고 싶어 닭고기를 써서 만들도록 한 음식으로 선전하고 있다.

유미가 방문한 옥류관과 대동강수산물식당은 2018년 9월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각각 오찬, 만찬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유미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6월 개설됐다. 구독자는 약 1만7600명이다. 현재까지 15개의 영상이 올라왔는데, 대부분 북한 명소와 유명 음식점을 선전하고 있다. 옥류관에 낚시에 나서고,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등 일상 모습을 담은 영상도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체제 선전을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박성철 연구위원은 CNN에 “유미의 영상은 북한 정권이 대본을 짠 ‘잘 준비된 연극’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버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희귀 사치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이들이 모두 고학력자이며 고위 관리들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동국대 북한연구소 하승희 교수도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코로나 유행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관광을 장려하기 위해 ‘안전한 국가’로 묘사하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상이 선전 목적으로 제작됐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단순히 차단할 게 아니라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