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주요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관련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주애의 외모와 옷차림을 두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김주애의 살진 외모와 호화로운 차림새가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 실상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이 매체에 “이달에만 해도 열병식행사(2.8)와 체육경기관람(2.17)에 이어 세 번째로 등장한 자제분(김주애)의 모습을 눈여겨본 주민들은 ‘(김주애가) 얼마나 잘 먹었는지 얼굴이 뽀얗고 달덩이 같다’는 말을 가까운 사람끼리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5일 딸 주애와 함께 평양 서포지구 새거리건설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이 소식통은 이어 “지금 주민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얼굴에 광대뼈만 남고 말이 아니다”라며 “그런데 (김주애가) 잘 먹고 잘사는 귀족의 얼굴에다 화려한 옷차림이 텔레비전으로 자주 방영되니 밸이(화가) 나서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어제 사랑하는 자제분(김주애)이 또다시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 등장해 최고 존엄과 첫 삽을 뜨는 모습이 텔레비전으로 방영되었는데 주민들은 곱지 않은 눈길로 이를 바라보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선전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자제분의 하얗고 포동포동한 얼굴을 보면서 식량이 부족해 하루 세끼도 제대로 못 먹는 서민 자식의 깡마른 얼굴과 너무 판이하다며 화가 치민다는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은 김주애의 화려한 패션과 머리 스타일 등에 관심을 가지고 본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 열병식에는 어린 자제분이 긴 머리에 서양식 검은 모자를 쓰고 나오더니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는 고급 외투에 가죽장갑을 끼고 등장한 모습이 보도되면서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은 자본주의 문화를 척결한다며 10대 여학생들이 머리를 길러 어깨 아래로 늘어뜨리거나 이색적인 옷차림을 하는 것을 통제하더니 저 (김주애) 옷차림은 뭐냐면서 일반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과 너무도 판이한 (김주애) 모습에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북한 매체가 공식 석상에 나온 김주애 모습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 때부터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의 ICBM 발사 참관을 보도하며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분과 함께 몸소 나오셨다”고 했었다. 이달까지 김주애 모습이 보도된 것은 지난 25일 공개된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착공식 현장을 포함해 총 7번으로 집계됐다고 RF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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