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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북 소형무인기 위협의 실체와 군 수뇌부 문책 논란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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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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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2022년12월 말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 무인기도 이와 비슷한 형태다. /뉴스1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2022년12월 말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 무인기도 이와 비슷한 형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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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북한 소형 무인기가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 일부를 침범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정치·이념적인 논란이 가열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 탐지.격추 어려운 북 소형 무인기

윤석열 정부 들어 미사일 오발, 전투기 추락 등 군 시스템 문제가 잇따르자 대통령실에서는 일부 군 지휘부의 개편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대해 무인기 사건 때문에 군 수뇌부를 교체한다면 과도한 반응으로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오늘은 북 소형 무인기 위협의 실체와 군 수뇌부 문책 논란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우선 이번에 우리 영공을 침투한 북 소형 무인기가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인지에 대해 살펴보지요. 격추하려면 관측·탐지가 되어야 하는데 북한 소형 무인기는 날개폭이 2~3m로 상당히 작습니다. 보통 3m 이하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 탐지·식별과 초병에 의한 육안 관측이 매우 어렵다는데요, 특히 공중에서 헬기·전투기 조종사가 시속 100㎞ 정도로 비행하는 북 소형 무인기를 눈으로 발견·추적하는 것은 지상에서보다 더욱 어렵다고 하는군요.

2014년3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레이더에 작게 탐지되기 위해 가오리형을 택했으며, 청와대 상공을 비행, 촬영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군 당국은 이와 똑같은 복제품들을 만들어 북 무인기가 추가로 우리 영공을 침범할 경우 북측 지역에 침투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14년3월 경기도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레이더에 작게 탐지되기 위해 가오리형을 택했으며, 청와대 상공을 비행, 촬영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군 당국은 이와 똑같은 복제품들을 만들어 북 무인기가 추가로 우리 영공을 침범할 경우 북측 지역에 침투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보통 레이더는 비행체의 반사 단면적(RCS)이 2㎡ 이상의 표적에 대해 탐지 가능한데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 반사 단면적이 0.01∼0.08㎡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신형 장비인 국지방공레이더가 아니면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없다고 하고요, 실제로 이번에 북 무인기를 처음 탐지한 것도 국지방공레이더입니다.

◇ 윤 대통령 “북 소형 무인기는 민심 교란 등 일종의 ‘소프트 테러’ 무기”

지금까지 북 소형 무인기는 가오리형과 글라이더형 두가지가 확인됐는데요, 가오리형은 지난 2014년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사진을 찍어 파문을 일으켰고 파주에서 발견됐었지요. 글라이더형은 2014년 백령도, 2017년 강원도 인제 등에서 발견됐는데요, 2017년 당시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미사일 기지를 촬영한 뒤 복귀하다 추락했었습니다. 지난달 26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을 스쳐 지나간 것도 글라이더형입니다.

이번에 침투한 북 무인기 외형은 2014년 백령도에서 발견된 것과 거의 같지만 일부 성능은 향상됐다고 합니다. 최대 비행고도가 3㎞ 정도로 높아졌고, 일부 지역에선 고도를 변화시키기도 했다는군요. 우리 군이 사용중인 무인기는 원격조종으로 적진 영상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지만, 북 소형 무인기는 원격조종 능력이 없어 GPS로 사전 입력된 경로를 확인하며 비행한 뒤 복귀하는 방식입니다. 장착된 카메라도 고성능이 아니라 우리가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일제 DSLR 카메라여서 구글어스 사진보다도 화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 무인기 대응작전 개념 변화
 
북 무인기 대응작전 개념 변화

무장의 경우 2~3㎏ 무게의 소형 폭탄을 장착할 수 있어 군사적으로 큰 위협은 아니고, 상대방에 심리적 공포를 줄 수 있는 ‘테러 무기’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북 무인기에 대해 “군사적 가치보다는 민심을 교란해 우리의 국가 시스템 작동을 방해하기 위한 일종의 ‘소프트 테러’라고 본다”고 언급한 것은 적확(的確)한 표현입니다.

◇ F-15K 전투기까지 출동...파리 잡는 데 큰 칼 빼든 격

다만 소형 무인기에 생물무기 또는 화학무기를 탑재해 테러 등에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선 심각하게 보고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같은 북 소형 무인기 위협에 대해선 그 위협의 수준에 걸맞는 대응책을 세우면 되는 것입니다. 올바른 진단을 해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는 법이지요.

현재 군의 이번 사건 대응에 대한 진단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탐지를 하고도 과정이야 어찌됐든 신속한 대응 및 격추에 실패한 건 시스템 문제, 훈련 부족 문제 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 무인기 침투 당시 합참, 수방사, 1군단, 공군이 상황전파 등에서 따로 논 문제, 무인기 여부와 침투 경로를 확인하는 데 며칠이나 걸린 정보판단 문제 등도 있습니다.

소형 무인기라는 ‘파리’를 잡는 데 파리채가 아니라 큰 칼을 빼든 것도 비판을 면키 어려운 사안입니다. 누가 지시했는지 모르겠지만 중대형 무인기가 아닌 소형 무인기 도발에 F-15K·KF-16 전투기까지 출동시킨 건 웃지 못할 ‘코미디’ 같은 얘기입니다. 이번에 군 당국은 F-15K·KF-16 전투기,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공격헬기 등 무려 20대의 항공기를 출동시켰는데 기름값 등 출동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 헬기 기관포로 드론 격추 훈련까지 하는 미군

군 당국은 AH-1 코브라 공격헬기의 20㎜ 기관포로 북 무인기를 향해 100발을 사격했지만 결국 격추에 실패했었지요. 말 그대로 당황해 우왕좌왕하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 아닌지 의심스런 부분입니다. 이 대목에서 미군의 드론 사냥 종합훈련인 ‘블랙 다트’(Black Dart)에 대한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는데요.

미군은 온갖 첨단 ‘드론 킬러’들을 도입하고 있지만 첨단 장비만으로 드론을 다 잡을 수 없는 만큼 헬기, 기관총 등 기존 장비를 활용한 ‘블랙 다트’ 훈련을 7,8년 전부터 실시중입니다. 블랙 다트 훈련은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파 등 각종 신무기는 물론 헬기 장착 기관포 등 ‘고전적인’ 구형무기로도 소형 드론 등을 탐지, 격추하는 훈련입니다.

2022년12월28일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침범 관련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12월28일 강신철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침범 관련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몇 년 전 지중해에선 실시된 훈련에선 미 6함대 소속 SH-60 시호크 헬기가 50구경(12.7㎜) 기관총으로 북 무인기와 비슷한 크기의 소형 드론을 사격, 격추하기도 했는데요, 이 훈련 영상을 우리 군 관계자들도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 “북 무인기 사건으로 군 수뇌부 교체하면 김정은만 웃게 만드는 일”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일각에선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군수뇌부 문책론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군 수뇌부의 직접적인 책임이 확인된다면 책임을 묻는 게 맞겠지요. 하지만 이번에 군 수뇌부를 바꾼다면 이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으로, 김정은만 웃게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윤 대통령께서도 북 소형 무인기에 대해 ‘소프트 테러’ 무기라고 언급한 만큼 군 소형 무인기 대응문제는 그에 걸맞는 조치, 즉 합참 전비태세검열실 검열 결과 문제가 드러난 군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과 시스템 개선이 적절하지 않을까 합니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은 이미 윤 대통령 보고 과정에서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두 경고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다만 현정부 들어 잇딴 미사일 오발, 공군 전투기 추락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해선 이번 사안과 별개로 좀더 시간을 갖고 정밀진단한 뒤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 시절 지나치게 정권 코드에 편향된 장성 인사,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등 훈련 부족, 대적관(對敵觀) 약화 등에 기인하고 있다는 시각도 많은 만큼 정말 전 정권의 행태가 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는 군에 전적으로 맡기기는 어려운 사안이므로 대통령실이나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 등 제3의 기관이 나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4차산업혁명 기술 등 과학기술 전문가만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를 군사전문가들까지 포함해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 대통령실 등 나서서 군 문제 전반 진단 필요

예컨대 최근 군내에선 대북 경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야전지휘관의 건강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의아해 하는 일부 야전 지휘관들이 있다는데요, 이런 사안들까지 살펴서 오는 4월 군 장성 정기인사 때 대장급 인사까지 포함해 인사 쇄신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북 소형 무인기 사건은 가볍게 봐서도, 너무 과민반응해서도 안될 사안인 만큼 대통령실과 군 당국은 차분하고 엄정하게 원인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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