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1일 국방부가 공개한 북한 무인기.국방부는 “조사 결과 이 무인기는 지난 5월 2일 북한 강원 금강군에서 이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이 무인기는 성주 사드 기지 등 사진 555장을 찍었다./남강호 기자
 
2017년 6월 21일 국방부가 공개한 북한 무인기.국방부는 “조사 결과 이 무인기는 지난 5월 2일 북한 강원 금강군에서 이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강원 인제에서 발견된 이 무인기는 성주 사드 기지 등 사진 555장을 찍었다./남강호 기자

북한 군용 무인기(드론) 여러 대가 26일 김포를 비롯한 경기도 일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오전 10시 25분 무렵 시작된 침공은 우리 군이 경고 방송과 대응 사격을 한 뒤에도 6시간 넘게 계속됐다.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은 물론이고 민가 위까지 날아다녔고 심지어 서울 상공에도 침범했다고 한다. 우발적 도발이 아니라 긴장을 고조하려는 계획된 작전이라고 봐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북한군 무인기가 우리 영토에 추락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여러 차례다. 그러나 이번처럼 북한이 무인기 여러 대를 보란 듯이 띄워 놓고 우리 군이 대응에 나설 때까지 물러나지 않은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항공 당국은 이날 오후 1시 이후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의 항공기 이륙을 1시간 내외 중단시켰다. 양쪽 공항에서 30대가량 항공기 이륙이 늦춰졌다. 북한 도발이 국민 일상 생활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올 들어 북은 우리 영토와 영공, 영해를 넘나들며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지대공미사일 25발을 우리 동·서해상으로 난사했다. 이렇게 많은 미사일을 하루에 쏜 것은 처음 있는 일인 데다, 이 중 한 발은 울릉도 방향으로 발사돼 동해 NLL(북방 한계선) 남쪽 26km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로 인해 1953년 휴전 이후 처음으로 울릉군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북은 이날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을 쐈다고 뒤늦게 주장하기도 했다. 우리 군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북이 우리 영해 남쪽까지 군사적 도발을 했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북은 지난 18일엔 정찰위성 개발용 발사체, 23일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7차 핵실험 준비를 갖춰 놓고 있다는 예측도 잇따르고 있다.

북은 앞으로도 우리가 미처 예상치 못한 장소와 시기, 그리고 과거와 다른 방식을 통해서 도발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군의 대응 태세와 방식을 떠보는 동시에 우리 국민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주시할 것이다. 북의 의도를 정확히 읽고 거기에 말려들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도발 수위에 맞춘 대응을 철저히 해나가는 동시에, 침착하고 냉정한 자세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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