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딸을 데리고 나왔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딸을 데리고 나왔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나타난 가운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 부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19일 노동신문에 김정은이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에 나타난 사진이 공개됐다”며 “주민들의 관심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보다 김정은의 딸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주민들 속에서 김정은의 딸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거리로 되고 있다”며 “주민들은 한마디로 김정은이 직접 어린 딸을 데리고 등장한 데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주민들은 김정은이 김일성의 모습을 닮은 것처럼 김정은의 딸이 자기 아버지를 똑같이 닮은 것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딸의 손을 잡고 미사일발사 현장에 나타난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주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딸과의 동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에선 “과거 김정일은 자녀들을 절대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김정은이 어린 딸을 공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 현장에 딸을 데리고 나타난 것에 대해서도 자기를 똑 닮은 딸을 고와(예뻐)하지 않는 부모가 없듯이 김정은도 일반 부모처럼 귀여운 딸에게 신형 미사일 발사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소식통은 “부모라면 누구나 어린 자식에게 폭력적이고 비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김정은이 어린 딸에게 보여줄 것이 없어 미사일 발사를 보여주는가 하는 우려스러운 반응도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돌연 딸을 공개한 배경에 대해 “최근 주민들속에서 민생해결이 아니라 군사력 증강에만 몰두하는 김정은에 불만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미사일이 아니라 딸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는 상황”이라며 “김정은이 어린 딸을 데리고 미사일 발사 현장에 나타난 것은 주민들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분노와 반감을 딴 데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딸 손을 잡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선중앙TV 연합뉴스
 
딸 손을 잡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조선중앙TV 연합뉴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시장 상인들속에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김정은의 딸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정은 딸에 대한 화제는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닮았는데 김정은의 딸이 아버지를 꼭 닮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며 “김정은의 딸과 비슷한 나이대의 자녀들 둔 여성들은 그가 입은 흰 솜옷과 신발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이 어린 자녀를 공개한 것을 두고 김정일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며 “김정은에게 공개된 딸 외에 자녀가 몇 명이 더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령 일가에 대한 내용은 쉽게 알 수도 없고 설사 알아도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비밀에 속한다”며 “이런 관례를 깨고 김정은이 자기 딸을 스스로 공개한 데는 분명히 여러가지 효과를 노린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18일 김 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ICBM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는데,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의 딸이 동행해 관심을 끌었다.

국가정보원은 당시 김 위원장과 동행한 딸을 둘째 김주애로 판단했다. 김 위원장이 딸을 데리고 나온 의도에 대해선 “미래세대의 안보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나온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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