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꼭 닮은 딸.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꼭 닮은 딸. /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현장에서 김정은과 리설주 부부를 빼닮은 딸을 처음 공개했다. 전문가는 후계 수업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개된 아이가) 일단 둘째로 알려진 김주애로 추정한다”며 “북한이 그동안 보여온 주도면밀한 태도를 봤을 때 면밀한 계산에 의해 공개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노동신문에서 이번 ICBM 시험 발사한 날을 역사적인 날로 설명하고 있다”며 “그런 역사적인 날에 김정은이 자신의 세 아이 중 한 명을 데리고 등장한 건 결코 우연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우리가 보기에는 만 9세 아이를 데리고 등장한 게 후계 수업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면 너무 빠르다고 볼 수도 있다”면서도 김정은이 이미 8살때 후계자로 지명된 사실을 언급하며 어린 딸을 위한 후계 수업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 센터장은 미국에서 김정은의 이모와 이모부를 만나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과정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김정은의 8살 생일이었던 1992년 1월 8일 최초 김정은 찬양가인 ‘발걸음’이 공연됐고, 당시 아버지 김정일은 “김정은이 내 후계자”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김정은의 이모가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하자 김정일은 “김정은이 나를 닮았다”는 말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당시에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으면서 외부에서는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을 주목했다. 이것이 후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불러왔고, 결국 김정남이 암살되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정 센터장은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김정일이 연회에 참석하는 측근들에게 김정은이 8살 때부터 후계자라고 밝혔는데, 김정은의 딸이 만 9세라면 그때와 거의 비슷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남 사례를 고려했을 때 “김정은은 후계 구도를 일찍 대외 공표하는 것이 외부의 오해나 내부적 혼란을 줄인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또 “김정은도 장남, 차남이 아닌 삼남이지 않으냐”며 “김정은의 딸이 둘째라고 하더라도 첫째보다 확실하게 김정은을 닮은 모습,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면 (후계자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정보당국과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김정은과 리설주는 2009년 결혼해 2010년 아들을, 2012년 무렵 딸을 출산했다. 2020년 안팎에 셋째 딸을 출산하면서 1남 2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딸은 둘째인 김주애로 추정된다. 앞서 미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은 김정은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한 후 “나는 그들의 딸 주애를 안았다”고 했다. 첫째는 ‘김주은’으로 추정되며 평양에서 포착되지 않아 해외에서 유학 중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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