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의 저수지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물 위로 솟구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지난달 25일 평안북도 태천의 저수지에서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물 위로 솟구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군 합동참모본부가 최근 내부적으로 “북한이 2027년이면 핵무기 200기 이상을 보유할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핵무기 200개면 미국 러시아 중국 다음으로, 선제 핵 공격을 한 뒤 미국의 핵 반격을 받아도 다시 재공격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제2격’으로 불리는 이 능력까지 갖게 되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 되며 더 이상 비핵화 협상은 의미가 없게 된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곧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ICBM까지 개발할 것으로 본다. 북이 미국에 핵탄두를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은 이를 다 막을 수 없다. 이 경우 미국이 자국민 수천만 명의 목숨을 걸고 한국민을 위해 북과 핵으로 맞설 것으로 믿는다면 ‘바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북한 핵 200기가 현실화되면 미국은 북과 핵군축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핵군축이란 것은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대북 제재가 해제되는 것이다. 북한은 우리를 마음대로 쥐고 흔들려 할 것이다. 핵보유국이 돼 한국 위에 올라서겠다는 북의 오랜 집념이 이뤄지는 것은 경제 기적과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이 근본적이고 실존적인 존립 위협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다.

북핵이 200기가 넘어가면 미국은 북한 비핵화는 사실상 포기하고 한국의 핵무장을 막는 데 더 신경을 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 관리들은 북의 핵 전력 완성에 따라 한국 조야에서 미국 핵우산에 대한 불안감이 나오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서울을 지키기 위해 뉴욕을 희생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만약 미국이 지금 한국의 입장이라면 그 관리들은 앞장서 핵무장을 주장했을 것이다.

미국의 ‘확장 억제’도 북핵 200기 앞에서는 허황된 얘기일 뿐이다. 무엇보다 군사 기술적으로 그렇다. 그게 가능하다면 핵보유국들은 막대한 비용을 쓰며 핵전력을 왜 유지하고 있겠나. 정부와 군은 모든 군사력 건설의 방향을 북핵 대응에 맞추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국력으로 전력을 투구하면 길이 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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