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월 열차에서 발사한 KN-23 탄도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북한은 25일 오전 평북 태천에서 KN-23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월 열차에서 발사한 KN-23 탄도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솟아오르고 있다. 북한은 25일 오전 평북 태천에서 KN-23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오전 평북 태천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6월 단거리 미사일 8발을 난사한 뒤 112일 만이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이 5년 만의 한미 연합 훈련을 위해 부산에 정박 중인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미사일은 600여㎞를 날아갔다. 발사 지점으로 추정되는 태천비행장에서 레이건 항모전단이 정박 중인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두까지의 거리 620㎞와 거의 일치한다. 발사 방향만 틀면 미 항모 정박지를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부산이 유사시 미국의 증원 전력이 집결하는 핵심 요충지란 점도 계산에 넣었을 것이다.

북의 미사일 발사 목적은 복합적이라 어느 한 가지 때문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도발 시점을 살필 필요가 있다. 새해 벽두부터 1~2주에 한 번꼴로 도발하던 북은 최근 눈에 띄게 잠잠한 모습이었다. 임박설이 무성하던 7차 핵실험 버튼은 아직 누르지 않았고, 지난달 4년여 만에 정상화된 한미 연합 훈련 때도 별다른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았다. 시진핑의 3연임을 확정하는 20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이 북에 도발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란 것이 정설이다. 이런 상황에서 레이건함이 핵 추진 잠수함, 순양함, 구축함 등을 이끌고 5년 만에 부산에 들어오자 4개월 만에 다시 도발에 나섰다.

북의 KN-23은 변칙 기동으로 요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술핵도 장착할 수 있다.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과 섞어 쏘면 한미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다. 그동안 평북 철산·구성·의주 등에서 쏘던 것과 달리 처음으로 태천에서 발사했다. 태천에서 부산을 일직선으로 그으면 성주 사드 기지 부근을 지난다는 것도 계산했을 것이다.

군 당국은 신포 앞바다에서 신형 SLBM 발사 준비 동향을 포착하는 등 북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의 도발 의지를 꺾으려면 압도적 응징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26일 시작하는 레이건 항모전단과의 연합 훈련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등 한미 연합 방위 태세 유지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