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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식 공격 임박 징후만 보여도... 北 “자동으로 즉시 핵 타격”
김은중 기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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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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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전날 밤 평양에서 "공화국창건 74돐(돌) 경축행사가 대성황리에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news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전날 밤 평양에서 "공화국창건 74돐(돌) 경축행사가 대성황리에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노동신문news1.

북한이 8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이른바 ‘핵무력 정책법’은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문턱을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2016년 7차 당 대회)이라던 기존 원칙을 180도 뒤집고 핵전쟁 상황은 물론 비핵전(非核戰) 상황에서도 북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선제 핵 사용이 가능하다고 천명한 것이다. 현재 한미 연합훈련은 북의 재래식 공격에 대비한 훈련인 만큼 북의 선제 핵 공격에 대비해 훈련 내용 및 작전 계획 등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은 8일 시정연설에서 “나라의 생존권과 국가와 미래의 안전이 달린 자위권을 포기할 우리가 아니다”라며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미국을 향해 “제재 봉쇄를 통한 핵 포기를 기도하고 있지만 적들의 오판이고 오산” “백 날, 천 날, 십 년, 백 년 제재를 가해보라 하라”고 했다. “시간이 과연 누구의 편에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등이 9일 공개한 핵 무력 정책법을 보면 “핵 무력은 국무위원장(김정은)의 유일적 지휘에 복종한다”(3조 1항) “김정은은 핵무기와 관련한 모든 결정권을 가진다”(3조 2항)고 명시해 김정은만 핵 무력 결정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또 “국가 핵 무력에 대한 지휘 통제 체계가 적대 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 방안에 따라 핵 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된다”고 밝혀 유사시 핵 공격 계획을 이미 수립했음을 시사했다.

北정권수립일 행사 참석한 김정은 -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뒤쪽 탁자에 앉은 사람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다. 김정은은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 한 연설에서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중앙TV
 
北정권수립일 행사 참석한 김정은 - 북한 정권 수립 74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평양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뒤쪽 탁자에 앉은 사람은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다. 김정은은 이날 최고인민회의에서 한 연설에서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중앙TV

선제 핵무기 사용이 가능한 5대 조건도 상세하게 규정했는데,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내용이 많아 “맘대로 핵 선제 공격을 하겠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또는 지도부에 대한 핵무기, 대량살상무기(WMD), 비핵 공격이 감행됐을 때는 물론이고 ‘임박한 경우’에도 핵 사용이 가능하다고 규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정은 공격 임박’ 조건은 북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북은 ‘전쟁 주도권을 위해 작전상 필요가 제기’되거나 ‘국가 존립, 인민의 생명 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에도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은 “재래식 공격이라 하더라도 수뇌부를 겨냥할 경우 ‘선제적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정은 등을 겨냥한 우리 특전사의 이른바 ‘참수 작전’이나 도발 원점을 타격하는 ‘한국형 3축 체계(킬 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대량 응징 보복)’ 움직임만 있어도 선제 핵 공격을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법제화한 핵 사용 5대 조건
 
북한이 법제화한 핵 사용 5대 조건

또 “비핵 국가라도 다른 핵무기 보유국과 야합하여 침략이나 공격 행위에 가담하는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미 또는 미·일 간 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준비 중인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소형화한 전술 핵 개발’ 계획을 법제화로 재확인한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북한의 선제 핵 공격이 구체화하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공언한 대로 한미 연합훈련 정상화하면서 북한의 전술핵 사용 등을 가정한 훈련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재래식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전략 자산 전개를 포함하는 한미 확장 억제 강화와 나토식 핵 공유, 한국의 독자적 핵 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제기되고 있다.

북핵 사용 법제화에 대해 한국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 입장은 확고하다”며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북한이 핵 사용 위협을 중단하고 우리 측이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조속히 호응해 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미국은 북한 위협에 대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동맹국,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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