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연구원 “올해 북 미사일 33발 발사비용 5000억~8125억원”

북한이 올들어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17차례에 걸쳐 발사한 각종 미사일 33발의 총 발사 비용이 4억~6.5억 달러(5000억~81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 전주민 2500여만명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시키거나 올해 부족한 식량을 거의 모두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8일 국회 국방위 소속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올들어 ICBM 6발, 중거리 미사일(화성-12형) 1발, KN-23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단거리 미사일 26발을 발사했다. 국방연구원은 이들 미사일의 총 발사비용이 4억~6.5억 달러(5000억~8125억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재료비(50~80%)와 인건비(10~30%), 기타 비용(10~20%) 등을 합쳐 추산한 것이다. ICBM의 경우 세계 최대급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5발)과, 2017년11월 발사됐던 화성-15형(1발)이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3월 이동식 발사대에서 시험발사되고 있는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 길이 23~24m로, 세계최대급 '괴물 ICBM'으로 불린다. /뉴스1
 
2022년3월 이동식 발사대에서 시험발사되고 있는 북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 길이 23~24m로, 세계최대급 '괴물 ICBM'으로 불린다. /뉴스1

◇ 북 ICBM 1발은 250억~375억원 추정

국방연구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미사일별 1회 발사비용은 ICBM이 250억~375억원, 중거리 미사일이 125억~375억원, 단거리 미사일이 38억~63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북한은 2017년 이후 개발한 신형 미사일들을 올해 초부터 집중 발사하고 있으며, 정부 산하기관이 이들 미사일의 발사 비용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과거엔 군·정보 당국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을 강행할 때마다 비용을 추산해 언론 등에 공개했지만, 문재인 정부 5년간은 그런 시도가 없었다.

과거 북한의 주력 미사일이던 스커드와 노동의 가격대는 10억~20억원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신형 ICBM과 화성-12형, KN-23·24·25 등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및 초대형 방사포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일부 전문기관은 북 ICBM 1발은 추진제(125억원), 엔진(60억원), 유도장치(1억원), 로켓동체(30억원), 기타(50억원) 등 총 2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 신원식의원 “북 전주민 백신 접종, 식량 부족분 충당할 수 있는 수준”

신의원실측은 올해 북 미사일 총 발사비용으로 화이자 백신(1회 20달러 기준)을 구입할 경우 2000만~3250만회를 구매할 수 있어 북한 전주민을 전원 접종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식량(쌀)의 경우 평양시장 가격으로 51만~84만t을 구매할 수 있어 올해 식량 부족분 86만t(미 CIA평가)을 거의 모두 충당할 수 있다고 신의원실측은 밝혔다.

신 의원은 “이같은 분석을 통해 김정은의 잘못된 정치적 결정으로 자신들이 병들고 굶주리고 있다는 인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확산시켜야 한다”며 “우리 사회 일각도 북한의 도발을 당연시하거나 북 정권의 잘못된 정책결정으로 북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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