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고 있다./평양 노동신문 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국가방역체계를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고 있다./평양 노동신문 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건국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놓였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CNN은 14일(현지시각) ‘북한의 코로나 발병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북한의 코로나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매체는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북한에서 현재까지 코로나로 42명이 사망했고 발열자는 82만620명에 이른다고 보도하며 “북한의 코로나 발병은 건국 이래 ‘최대 혼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12일(한국시각) 처음으로 코로나 발병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뒤 사망자와 발열사례가 급증했다고 밝혔다”며 “세계에서 가장 고립돼 있고 불투명한 체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제 상황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북한에 유입된 경로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의 무역을 차단하고 도쿄와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거부했다”며 “바이러스가 어떻게 엄격하게 봉쇄된 국경을 통과했는지 불분명하다”고 했다.

특히 매체는 “코로나 발생은 북한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붕괴된 의료 체계와 검사 장비 부족으로 인해 많은 수의 감염성 질환 환자를 치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북한 체제가 투명하지 않고 정보를 공유할 의지가 없다는 점 역시 또 다른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예컨대 북한은 1990년대 심각한 기근을 겪었을 당시에도 이로 인해 200만명 내외가 사망했을 것이란 전문가 분석이 나오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였던 끔찍한 경험담을 전했지만 기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요해(파악)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요해(파악)하고 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또 북한의 의료 체계에 종사했던 사람들도 기초적인 의약품부터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을 증언했다고 CNN은 전했다.

2011년 북한을 탈출한 외과의사 최정훈씨는 2006년~2007년 홍역 대유행 당시를 떠올리며 북한은 지속적인 격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증상이 발견된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격리돼야 하지만 이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0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문제는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병원이나 격리 시설에서 식량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탈출했다”고 말했다.

CNN은 북한의 백신 현황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매체는 “북한은 어떤 코로나 백신도 수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북한의 취약한 의료 환경 속에서 전염병 발병은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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