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작년 북한이 '8·24 영웅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면서 공개한 사진. 당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참관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작년 북한이 '8·24 영웅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면서 공개한 사진. 당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참관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사흘 앞둔 7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4일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고각 발사에 곧바로 이어진 것으로 윤 정부 출범과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고강도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중 이곳에서 7차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이 자화자찬을 거듭했던 대북 정책의 마지막 버팀목은 북한이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중단하겠다며 선언한 ‘모라토리엄’이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은 지난 1월 노동당 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를 신속히 검토하라고 하더니 두 달 뒤, 4년 전과 비교해 성능과 비행거리가 월등히 향상된 ICBM 도발에 나서면서 다시 폭주를 시작했다. 우리를 겨냥한 미사일·방사포 등의 시험 발사는 더욱 빈번했다. 지난달에는 비행거리 110km, 고도 25km 탄도미사일을 쏘고 나서 “전술핵 운용 강화”라고 했다. “남조선군은 괴멸·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는 김여정의 협박이 언제라도 현실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완전 파산한 것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김정은과 친서를 교환하면서 “김 위원장과 손잡고 한반도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민족 대의를 위한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며 초현실적인 찬사를 주고 받았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며칠 전 본지 인터뷰에서 “나도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도 했다. 국정원은 국가의 안위를 위해 북의 동태를 감시하고 분석하는 최전선에 서있다. 김정은이 약속했던 비핵화가 허상이며 언제든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재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걸 진작에 간파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국정원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 국회에서 “북한 비핵화의 큰 그림” 운운하며 한미 연합 훈련 축소를 주장해 왔다. 그러다가 정권이 막을 내리기 불과 며칠을 앞두고서야 “김정은의 비핵화를 나도 믿지 않는다”고 진심을 털어 놓은 것이다. 정권의 정치적 이해에 맞춰 국민에게 거짓 정보를 주입해 왔던 사람들이 지난 5년 동안 나라 운명을 떠맡아 왔던 것이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