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칼럼
[최강]김정은-문재인-트럼프 정상외교의 신기루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  |  @chosun.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04.2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2019년 6월 30일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나오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6월 30일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나오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기간은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간 ‘K-M-T’ 정상 외교의 시대였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 머리 위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북한 미사일들이 날아다니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인 밥 우드워드가 2020년에 쓴 책 ‘격노(Rage)’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편지 27통이 소개돼 있다. 이를 통해 빙산의 일각이나마 미·북 정상 외교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K-M-T 정상 외교가 심어준 신기루를 돌아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한미 동맹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이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라는 점을 무시했고, 동맹을 이익과 비용의 거래 관계로 보는 것 같았다. 6·25전쟁 직후인 1953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였는데, 동맹을 거래 관계로 생각했다면 미국은 이렇게 가난한 나라와 동맹을 맺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2017년 11월 한국을 처음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건설비의 90%인 97억달러를 제공해 건설한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미군 기지를 둘러봤다. 헬리콥터를 타고 서울로 향하던 중 “고층 빌딩들, 고속도로, 저 기차를 봐. 우리가 모든 것을 지불하고 있어. 한국이 모든 것을 지불해야 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군인들은 NATO와 한국과의 동맹은 미국이 한 가장 좋은 거래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틀렸어. 동맹은 끔찍한 거래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말 한국에 대해 연간 방위비 분담액을 50억달러로 다섯 배나 올리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두고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주한미군은 돈을 받고 한국을 지키는 용병이 아니다. 미국은 자신의 국익을 위해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보다는 김정은과 회담을 통해 주목을 받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고 자화자찬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 자문관이었던 에번 메데로스는 “김정은은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을 농락했고, 이제 트럼프 대통령을 농락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2018년 7월 말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편지를 보내 1953년 정전협정은 단지 적대 행위를 중단한 것이므로 6·25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기를 원한다고 하면서 종전 선언을 요구했다. 북한은 종전 선언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종전을 선언하면 왜 아직도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느냐는 문제가 당장 불거질 수 있고,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주한 미군 철수 주장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K-M-T 정상 외교 동안 한국은 북한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정찰 능력도 미흡하고, 요격미사일·정밀타격무기 등의 능력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전시작전통제권을 무리하게 전환하려고 했다. 2018년 9월 뉴욕에서 문 대통령은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 참석하여 “김정은은 젊고, 매우 솔직하며, 공손하고, 웃어른을 공경한다”면서 “나는 김정은이 진실되고 경제 개발을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고 비판했다.

2018년 3월 대북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김정은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같은 동포인데 어떻게 핵무기를 쓰겠습니까”라고 했다는데, 이런 말을 믿었다면 우리는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고 감화되어 범인을 변호하는 비이성적인 심리 현상인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진 것이다. 김정은에게는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존재가 정치적 위협이므로 핵무기를 통해 적화 통일을 이루면 정권이 안정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비핵화를 바탕으로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고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킬 것을 표방하고 있어서 한미 간의 호흡은 어느 때보다도 잘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다시 가동하는 것에 한미 간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이제는 한미 간 협의기구를 NATO 같은 ‘핵기획그룹’으로 발전시키고, 1991년 우리나라에서 철수했던 전술 핵의 일부를 한국에 재배치하고, ‘핵 공유’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  Tel : (02)724-6650,6523  |  E-mail : nkchosun@chosun.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SITE_MANAGER
Copyright © 2013 NK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