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지난 24일 발사했다며 공개한 사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지난 24일 발사했다며 공개한 사진.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회피 기술을 이미 완성했으며, 기술 개발에 필요한 정보를 외국 기관 해킹으로 훔친 것 같다는 유엔의 분석이 나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1일(현지 시각) 이런 내용을 담은 전문가 패널 연례 보고서를 공개했다.

대북제재위 패널 보고서는 “북한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기 이전부터 꾸준히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해왔다”며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요격 회피 기술을 완성했을 가능성이 있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배치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북한은 변칙 궤도의 저공 비행이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동식 발사 차량 등을 이용해 발사하는 데 성공, 현재 한·미 요격 시스템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패널은 회원국 정보 당국을 인용,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정보를 해커의 지원으로 입수하거나 절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은, 평양 보통강변 신축 주택지구 시찰 -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중구역 경루동에 새로 조성된 보통강변 다락식 주택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지 지도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평양 보통강변 신축 주택지구 시찰 -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중구역 경루동에 새로 조성된 보통강변 다락식 주택지구를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현지 지도에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이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인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원료와 부품은 국제 제재로 거래가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몰래 지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외교관 오용호(60) 등이 러시아산 원료 조달 총책을 맡았다고 패널 보고서는 명시했다. 오용호는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 제조에 사용하는 특수 스테인리스 합금과 SLBM 본체용 합금 9t(2018년), 러시아 순항미사일 TRDD-50 설계도(2019년), 베어링과 미사일 고체연료 합성 매뉴얼(2020년) 등을 러시아 업체나 미사일 기술자 등에게서 넘겨받아 북한에 가져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또 조선기계무역총회사 김종덕을 통해 중국 단둥의 업체에서 지난해에만 최소 4차례 스테인리스 합금과 밸브, 펌프, 베어링 등 미사일 엔진 부품을 주문해 가져갔다. 북한 군수공업부는 림룡남이란 인물을 내세워 2019~2020년 중국 선양에서 알루미늄 분말 등 미사일 고체연료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했다.

한미일을 비롯한 서방측 유엔대사들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규탄 결의안이나 언론 성명조차 못내는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유엔웹티비 캡처=연합뉴스
 
한미일을 비롯한 서방측 유엔대사들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규탄 결의안이나 언론 성명조차 못내는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유엔웹티비 캡처=연합뉴스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한 유엔 질의에 “우리는 북한인들이 금수 대상 물품을 구매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했다. 기업들도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유엔 긴급 특별 총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결의안에 반대한 5국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안보리가 북한 ICBM 발사를 규탄하는 언론 성명을 내지 못하게 막았다.

북한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을 봉쇄한 가운데, 제재를 피해 외화 벌이와 무기 개발을 하기 위해 해킹 등 각종 디지털 범죄에 몰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북 정찰총국과 연계된 사이버 공격 행위자들은 2020년부터 지난해 중반까지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최소 3곳의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총 5000만달러(약 610억원) 이상을 훔쳤다”며 지난해에만 북한이 사이버 공격 최소 7건으로 4억달러(약 4880억원) 이상 가상 자산을 탈취했다는 민간 사이버 보안 업체 체이널리시스의 추산도 소개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1일 ICBM 개발을 지원한 북한 로케트공업부와 조선승리산무역회사, 합장강무역회사, 운천무역회사, 노운산무역회사 등 다섯 기관을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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