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북·중 국경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부대를 들여오기 위한 기지를 운용 중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 괌 기지를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이 기지에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북한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노동신문
 
북한이 지난 2020년 10월 10일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노동신문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조셉 버뮤데스·제니퍼 전 연구원은 7일(현지 시각) 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자강도 화평군 회중리에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면적(2.9㎢)의 두 배가 넘는 6㎢의 이 미사일 기지는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383㎞에 있고, 중국 국경과는 불과 25㎞ 떨어진 북·중 접경 지역에 있다. 미 위성사진 제공업체 막사(Maxar)가 지난달 2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이 같은 모습이 담겼다.

회중리 기지는 운용 본부와 보안 시설, 지하 시설, 거주 및 농업 지원 등 활동 공간 6개로 나뉘어져 있다. 탄도미사일 및 이동식 발사 차량(TEL), 이동식 거치대 등을 수용할 공간도 마련돼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전에 공개한 적 없는 기지”라며 “이전 미·북 간 비핵화 협상 때도 논의 대상에도 오른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보고서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기지는 북한 ICBM 장비를 갖춘 연대급 부대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현재 이 부대가 배치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이 기지에 ICBM을 단기에 실전 배치할 수 없을 경우 IRBM이 배치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북한은 IRBM인 ‘화성-12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했었다. IRBM은 정상 각도로 쏠 경우 최대 사거리가 4500∼5000㎞에 달한다. 이는 미국 괌 기지에 미치는 거리다. 빅터 차 석좌는 “북한이 이전에 공개한 적 없는 기지”라며 “이전 미·북 간 비핵화 협상 때도 논의 대상에도 오른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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