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700㎞ 표적에 명중했다고 발표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북한이 지난 5일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700㎞ 표적에 명중했다고 발표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합동참모본부는 6일 북한이 전날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사거리·고도 등 세부 제원을 밝히지 않았다. 합참은 지난해 9월 28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마하 3, 사거리 200㎞ 미만)을 시험 발사하자 다음 날 공식 입장을 내고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한미 연합자산으로 탐지·요격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당시 군은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설명”이라고 했다. 그러나 합참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이 700㎞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한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합참 김준락 공보실장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제원과 특성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며 “우리 군의 대응, 능력과 태세는 지속적으로 보완해가고 있다”고만 했다. 통상 군 당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당일 또는 다음 날에 제원을 비공식적으로라도 확인해주곤 했는데 이번에는 별다른 설명 없이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군의 예측을 뛰어넘어 4개월 만에 극초음속 미사일 전력을 월등하게 향상시키자 당황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군이 북 미사일을 정밀하게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내부적으로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당시 사거리를 450~500㎞로 추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주장하는 700㎞와 차이가 크다. 지난해 3월 북한이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을 발사했을 때 군 당국은 사거리를 450㎞라고 밝혔으나, 한 달 뒤 북한 주장대로 600㎞가 맞는다고 정정한 적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저고도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특성과 지구 곡률을 감안하면 탄착 지점을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합참이 발표한 미사일 발사 시각(5일 오전 8시 10분)이 일본 발표(8시 7분)보다 3분 늦은 데 대해서도 한국군 감시 역량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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