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최일 주영 북한대사가 각국 정상 연설을 듣고 있다. 뉴시스
 
2021년 11월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최일 주영 북한대사가 각국 정상 연설을 듣고 있다. 뉴시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북한 대표단이 1일(현지 시각)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은 2015년 파리 기후 협정에 참여한 190여 당사국 중 하나다. 이후 당사국 총회에 지속적으로 대표단을 파견해 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2년 만에 열린 이번 행사에는 평양에서 대표단이 오지 못하고, 런던에 주재하는 최일 주영 북한 대사가 대신 참석했다.

북한은 2019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25차 당사국총회에는 당시 리경심 대표를 중심으로 한 북한 정부대표단이 직접 평양에서 파견되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해외 출장을 일절 금지함에 따라 영국에 주재하는 최일 대사가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일 주영 북한대사(가운데)가 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COP26 회의장에서 특별정상회의장에 입장하려다 경비원에 제지당하고 있다. 회의장에 들어가려면 사전에 정부 대표단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배포한 입장권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뉴시스
 
최일 주영 북한대사(가운데)가 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COP26 회의장에서 특별정상회의장에 입장하려다 경비원에 제지당하고 있다. 회의장에 들어가려면 사전에 정부 대표단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배포한 입장권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뉴시스

최 대사는 이날 회의장 입장 과정에서 제지를 당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COP26 사무국에 따르면, 최 대사와 수행원은 COP26 주최 측이 제공한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상회담 개막식과 각국 정상이 연설한 스코티시이벤트 캠퍼스 대회의장에 입장하려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이 미리 정부 대표단에 발급한 특별 티켓이 없어 한동안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들은 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적힌 붉은색 북한 외교 여권을 신분증으로 제시하고 간신히 회의장에 들어갔다.

기자들이 최 대사에게 접근, 최근 남북 관계와 미북 관계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북한 외무성 본부의 훈령 탓인지 언론과 접촉을 기피했다. 최 대사는 “COP26 행사를 통해 미국이나 남측과 접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왜 왔느냐”는 질문엔 “토론을 하기 위해 (COP26에) 왔다”고만 말했다.

북한 대표단은 회의장에서 한국 대표단의 두 줄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으나, 우리 대표단과 인사를 나누지는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COP26에 참석한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개막식 이후) 북한 대표단이 회의에 오지 않아서 얘기할 기회는 없었다”면서 “남은 기간 (북한 대표단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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