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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만 바라보는 文정부, 시진핑 앞에서 북핵 묵인할 판”
배성규 논설위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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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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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각종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항의는커녕 도발이라는 말조차 못 쓰고 있다. 자신의 치적으로 강조해 온 9·19 군사 합의가 사실상 유명무실화하고 있어도 북한 편들기에 여념이 없다. 북이 도발이라고 하지 말라고 하니 신형 탄도 미사일과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쏴도 도발이라 비판하지 못한다. 북 미사일을 ‘미상’ 아니면 ‘불상의 발사체’라고 부른다.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해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 홍길동 정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조선일보 팟캐스트 ‘강인선·배성규의 모닝라이브’에 출연, “북한이 자신들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하지 말라고 하자 우리 정부가 그대로 따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북 도발의 일상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북한은 적대시 정책을 중단하고 이중기준을 철폐하라고 요구하는데 이는 한미훈련을 중단하고 핵·미사일 개발을 인정하라는 얘기”라며 “여기에 한국이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결국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가 된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나라가 한국인데,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결국 국제사회도 북핵을 방치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았으니 그 보상을 줘야 한다”면서 ‘대북 제재 해제’를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조치 없이 핵·미사일을 계속 고도화하면 거기에 보상을 주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이러면 북한의 선택은 말로만 대화를 앞세우고 계속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 때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임기 막판에 그리고 대선을 불과 한달 남겨두고 2018년과 같은 남북회담 쇼를 다시 한번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 상태에선 비핵화 회담도, 종전 선언 논의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논의할 의제도 없이 합의할 꺼리도 없이 무조건 만나겠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가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할 때 비핵화 얘기는 사실상 사라졌다. ‘대화하고 교류하자’ ‘평화의 시대를 열자’는 얘기 뿐이다.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할 생각조차 없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무작정 베이징에 갔다간 시진핑과 김정은에 이용 당하기 십상이다. 시진핑 앞에서 김정은과 만나 비핵화 얘기 없이 북한측 요구만 들어준다면 이는 북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주는 모양새가 될 뿐이다. 최근 우리 정부의 태도를 보면 중국이 주장해 온 쌍궤병행 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미국은 정 장관의 제재 해제 주장에 대해 곧바로 반박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대한 유엔의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못박았다. 동맹외교를 중시하는 미국이 이렇듯 한국 외교장관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김정은만 바라보는 한국 정부의 외눈박이식 대북 정책에 대해 불만이 크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가 대북 저자세로 갈수록 우리의 협상력은 떨어지고 북한의 나쁜 행동을 일방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상황이 되풀이 된다.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복원됐던 한미동맹도 다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교수는 “임기가 몇 달 남지도 않은 문 정부가 자신의 치적을 쌓기 위해 무리하게 베이징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면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한미동맹은 금가는 반면 대중(對中)경사론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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